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김 모씨는 식당에서 일한다. 12시간 일하고 받는 돈은 5만원.그나마 하루 일거리를 찾으면 다행이지만 공치는 날도 많다. 그녀는 중견공무원인 남편의 월급으로는 아이들의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어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사교육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대부분은 짧은 시간을 쪼개 수업을 듣느라 밥 먹을 시간도 없다. 건강은 대학을 가고 난 이후의 문제다. 학생들의 심리상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표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어머니의 강요만 있을 뿐이다. 24일 오후 10시50분에 방송되는 'PD리포트-사교육 중독에서 벗어나자'는 사교육 전쟁에 내몰린 학생들과 또 다른 피해자인 학부모들의 현실을 진단하고 사교육의 거대한 덫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들을 담았다. 정신과에서 만난 승환이(11)는 어머니의 지나친 학습강요로 지쳐가고 있었다. 도둑이 들 것 같다며 심한 공포감을 느끼고 엄마 옆에만 붙어 있으려고 하는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상담소를 찾았다. 사교육에 길들여진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도 막상 혼자서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 애를 먹기도 한다. 아예 학습상담에 나선 대학도 있다. 이 곳에서 만난 학생들은 한결같이 중·고등학교 때의 떠먹여주기식 교육을 원인으로 꼽는다. 교육 열이 높은 분당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사교육에서 벗어나야 진정으로 학습효과가 있다며 '6대3대1 학습법'을 시도하고 있다. 60% 놀고 30% 공부하고 10%는 독서를 한다는 것이 학습법의 내용이다. 울산의 한 학부모 모임.사교육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어머니들은 집에서 아이들 공부를 도와준다. 직접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사교육비를 대주는 것보다 아이의 자질을 발견하는 게 부모의 제일 큰 역할"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