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태생의 전설적 흑인여성 재즈ㆍ블루스 가수 니나 시몬이 21일 프랑스 마르세유 근교 카리-르-루에 소재 자택에서 사망했다. 향년 70세. 시몬은 말년에도 콘서트에 많은 청중을 끌어모으는 가수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지만 육체적으로 너무 쇠약했다. 그녀는 지난 2001년의 카네기홀 공연에서 부축을받고서야 무대에 올랐고 무대뒤에서는 휠체어에 앉아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그녀의 매니저 클리프튼 헨더슨은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래전부터 건강에 이상을 느껴온 시몬이 자연사했다고만 말했다.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달콤한 목소리의 이 정열적 흑인 여가수의 노래들은 전세계에 걸쳐 재즈와 블루스의 주류로 남아있음에도 불구, 조지 거쉰이 작곡한 "아이러브즈 유 포기(I Loves You Porgy)만이 미국에서의 그녀의 유일한 톱 40 히트곡이었다. 그녀는 지난 1959년 뮤지컬 "포기와 베스"(Porgy & Bess)의 이 노래로 이름을얻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의 가장 널리 알려진 노래는 지난 1987년에 부른 "마이 베이비 저스트 케어즈 퍼 미"(My Baby Just Cares For Me)"란 뜨거운 사랑의 발라드다. "솔의 대(大)여사제"란 별명이 붙은 시몬은 1933년 2월 21일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의 트라이온에서 한 가난한 흑인가정의 7남매중 6째로, 유니스 캐서린 웨이먼이란 이름으로 출생했다. 4살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 클래식 피아니스트가 되기위해 뉴욕의 줄리어드 음대에 진학했던 그녀는 가족을 돕기위해 애틀랜틱 시티의 한 술집에서 반주자로 나서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곧 니나 시몬으로 이름을 바꾼뒤 1950년대말부터 첫 음반을 내고 나이트클럽 가수로, 그리고 피아니스트, 편곡가, 작곡가로 활약했다. 그녀는 재즈, 블루스,솔로 가장 잘 알려졌지만, 브로드웨이 쇼의 인기곡들과 팝송, 포크송 등 다양한 노래를 불렸다. 그녀는 밥 딜런, 비지스의 곡들도 자기 나름대로 소화해 불렀는데, 이중 특히 딜런의 "하우스 오브 더 라이징 선"(House of the Rising Sun)을 그녀의 독특한 창법으로 부른 것이 아마도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그녀는 또 1950년대와 60년대중 "미시시피 갓댐"(Mississippi Goddam), "투 비영, 기프티드, 앤드 블랙"(To Be Young, Gifted and Black) 등을 불러 미국 흑인민권운동의 한 목소리가 되기도 했다. 그녀는 1973년 미국을 떠나 카리브 지역과 아프리카를 거쳐 8년전 마르세유 근교에 정착했다. 그녀는 1998년 한 인터뷰에서 자기가 흑인으로서 기존체제에 맞서싸우는데 커다란 대가를 치렀다면서 미국내 인종차별이 "그 어느때보다 더 심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녀의 다른 인기곡들 중에는 "아이 원트 어 리틀 슈거 인 마이 보울"(I Want ALittle Sugar in My Bowl), "피치스"(Peaches), "플레인 골드 링"(Plain Gold Ring),"돈 스모크 인 베드" (Don't Smoke In Bed), "리틀 걸 블루"(Little Girl Blue)등이있다. 그녀는 작년 7월 폴란드에서 생애 최후의 공연을 했다. (파리ㆍ뉴욕 AFPㆍAP=연합뉴스) h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