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에서 오대호 연안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화려한 비상의 나래를 펼쳤다. `빅초이' 최희섭(24.시카고 컵스)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3일 연속 대포를 뿜어내며 시즌 4호를 기록했다. 또 피츠버그와의 원정경기에 올시즌 세번째로 선발 출장한 서재응(23.뉴욕 메츠)는 메이저리그 첫 승을 신고했고 봉중근(23.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은 이틀만에 구원승을 추가하는 등 이날 하루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슈퍼데이가 펼쳐졌다. ■최희섭 한번 불붙은 `빅초이'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타격 폼을 수정한 뒤 방망이가 후끈 달아오른 최희섭은 1회 볼넷을 고른 뒤 4-0으로 앞선 3회말 신시내티 선발 지미 해인즈의 4구를 통타,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솔로아치를 그렸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으로 시즌 4호 홈런을 기록한 최희섭은 내셔널리그 홈런공동 선두인 오스틴 키언스(6개.신시내티)에 2개 차로 따라 붙었고 컵스의 간판 슬러거 새미 소사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3타수 1안타에 1타점, 2득점을 기록한 최희섭은 타율을 0.276에서 0.281로 끌어올리며 컵스의 주전 1루수로 확실한 뿌리를 내렸다. 특히 장거리포가 본격적으로 터지면서 상대 투수가 피해가는 성격이 짙어져 최희섭은 이날 볼넷 한개를 얻었으며 시즌 출루율은 0.521로 소사(0.549)에 이어 내셔널리그 2위에 올랐다. 4회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최희섭은 5회 투수 캐리 우드와 소사의 홈런으로대거 5득점한 뒤 타석에 섰지만 중견수 플라이로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고 7회 에릭캐로스와 교체됐다. 시카고는 16-3의 대승을 거두며 3연승,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단독 선두(10승6패)를 굳게 지켰다. ■서재응 `제구력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그레그 매덕스가 울고 갈 완벽한 투구였다. 서재응은 피츠버그를 상대로 선발 7이닝을 산발 5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아 7-2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미국 진출 5년만에 첫 승을 일군 서재응은 박찬호(텍사스), 김병현(애리조나),조진호(국내 복귀.SK), 김선우(보스턴), 봉중근(애틀랜타)에 이어 6번째로 메이저리그에서 승리를 거둔 한국인 투수로 기록됐다. 선발승으로는 박찬호, 조진호, 김선우에 이은 4번째. 서재응은 시즌 1승1패에 방어율도 5.23에서 3.12로 크게 낮췄고 이날까지 메이저리그 4경기, 18⅓이닝동안 단 한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메츠가 1회초 모 본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마운드에 오른 서재응은 1회말 삼자범퇴로 간단하게 요리했고 2회에는 랜달 사이먼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매트 스테어스를 병살타로 유도해 실점없이 넘겼다. 서재응이 3회에도 삼자범퇴로 처리하는동안 메츠는 2회 제레미 버니츠의 1점 홈런에 이어 3회 상대 실책을 틈타 한 점을 추가, 3-0으로 앞섰다. 4회에는 2사 1.3루에 몰렸지만 5번 레지 샌더스를 내야 땅볼로 잡아내 무실점행진을 이어갔다. 5회와 6회 1사 뒤 각각 안타와 몸에 맞는 공으로 한 명씩을 출루시키기는 했지만 후속타자를 범타로 잠재워 별다른 고비없이 넘긴 서재응은 7회 메츠 타선이 3점을 보태면서 승리를 확신했다. 또한 서재응은 2회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날려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신고했다. ■봉중근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유일한 좌완투수인 봉중근은 이틀만에 구원승을 추가했다. 봉중근은 이날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열린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8-8로 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2삼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애틀랜타는 10회초 공격에서 포수 하비 로페스의 만루홈런 등으로 대거 6점을뽑아 14-8로 승리했고 봉중근은 시즌 2승째를 올렸다. 이날 난타전 끝에 애틀랜타의 6번째 투수로 등판한 봉중근은 첫 타자 올랜도 카브레라와 윌 코데로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한 뒤 7번 페르난도 타티스는 유격수 땅볼로 유도, 간단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봉중근은 10회초 타석에서 치퍼 존스로 교체됐으나 팀 타선이 6점을 뽑아 구원승을 올리게 됐다. 시즌 2승 무패를 기록한 봉중근은 방어율을 2.35에서 2.08로 끌어내리며 애틀랜타 불펜 마운드의 핵으로 떠올랐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