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17일 박승 한국은행 총재를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갖고 경제위기에 대한 향후 대책 등을 추궁했다.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는데도 불구,재경부가 5%대 성장률을 고수하는 등 정부기관간 경제성장 전망치가 다른 데 대한 집중적인 질문 공세를 펼쳤다. ◆'엇갈리는 성장전망' 질타 민주당 박병윤 의원은 "한은은 지난해 상반기에 올해 경제성장률을 7.2%로 전망했다가 지난해 말에는 5.7%로,올 4월에는 4.1% 성장으로 낮추는 등 수정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 추세라면 곧 성장률 전망이 4%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운태 의원도 "지속적인 설비투자 부진과 가계신용 경색,대외경기 침체에 따라 하반기에도 경제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한은의 경기전망이 몇달에 한번 꼴로 바뀌고 있다"며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 5%를 달성할 자신이 있다고 하는 등 한은 전망과는 다르다"며 "재경부와 한은간에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같은 당 안택수 의원도 "정부가 5%대 성장률 전망을 고수하는 반면 한은은 낮췄다"면서 "성장률이 4.1%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승 한은 총재는 "올해 경기는 2·4분기를 저점으로 해서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개인적으로는 올해 성장률이 4.1% 이하로 되기보다는 그보다 높아질 확률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추경편성' 논란 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의 '5월 하순 추경검토 가능성'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1980년대 이후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은 한번도 효과를 거둔 적이 없다"며 "재정 지출은 민간부문 위축,물가와 부동산값 상승 등 부작용만 가져오며 비효율성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이한구 의원도 "시중 자금이 엄청나게 풀려 있는 상황에서 재정정책을 잘못 사용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병윤 의원도 "재정적자는 말도 안되는 것"이라며 "금리인하,국내 임대주택 건설,투자활성화 등 대책을 놔두고 추경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동조했다. 반면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경제성장동력 부여를 위한 올해의 추경 편성은 예년의 추경과 성격이 다르다"며 "필요할 경우 추경 편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시각을 달리했다. 박 총재는 "현재 물가와 국제수지 전망,부동산 시장이 모두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선 어려움을 견디며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게 정답이지 추경을 편성해 적자재정을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