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를 건너뛰고 1주일 쉰다고 말은 하지만 쉬는 것이 아닙니다.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은 한나절 정도이고 나머지 시간은 드라이빙레인지 헬스장 코스에서 살다시피합니다." 미국 PGA투어 프로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의 부인 김현정씨의 말이다. 최경주는 마스터스가 끝난 뒤 텍사스주 휴스턴의 집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주 '더 헤리티지'는 건너뛰지만,대회에 나가는 것 못지 않게 강훈련을 실시 중이다. 그가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목표까지 1백야드 이내에서 구사하는 세 가지 샷이다. 그 중 두 가지는 마스터 단계이나 나머지 하나는 '미완성'이다. 코치 필 리츤의 지도 아래 최경주가 갈고 닦고 있는 '비장의 무기'를 알아본다. ◆바로 멈추는 '로샷' 목표까지 1백야드 이내에서 구사하는 샷이다. 탄도가 낮으면서도 그린에 낙하한 뒤에는 한번 바운스한 후 거짓말처럼 곧바로 멈춘다. '저런 샷이 다 있구나!' 하고 감탄할 정도다. 이번 마스터스 때 최경주는 3번홀(3백50야드)에서 4일 동안 모두 버디를 잡았는데 웨지 세컨드샷이 모두 이 로샷이었다. 볼은 네번 다 홀 반경 1m 내에 멈췄다. 이 거리에서 다른 프로들이 백스핀을 먹이는 것과 달리 최경주는 이 로샷으로 거리 조절을 더 쉽게 하고 맞바람이 불 때 유용하게 써먹는다. 최경주는 "1백야드 이내에서는 이 샷으로 90% 이상 1퍼트로 막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업그레이드 '로브샷' 그린 주위에서 볼을 붕 띄워 목표 앞에서 금세 멈추는 샷을 '로브(lob)샷'이라고 한다. 그러나 로브샷은 그린이 내리막이거나 깃대가 그린 가장자리에 꽂혀 있을 때는 정확도가 떨어지게 마련. 최경주는 그런 상황에서도 볼이 멀리 달아나지 않고 멈추게 할 수 있는 고난도 로브샷을 거의 익혔다. 그는 이 샷을 아주 긴급한 상황에서 써먹을 수 있다고 해 '이머전시 샷'(911샷)이라고 이름붙였다. 마스터스 3라운드 8번홀에서 그린을 미스한 뒤 네번째 샷을 이것으로 시도,볼을 홀 50㎝ 지점에 붙여 파를 세이브했다. 이 샷은 미 PGA투어 프로 중에서도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만이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고난도 '스핀 칩샷' 칩샷은 볼을 낮게 띄워 낙하한 뒤 일정거리를 굴러가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경주가 연습 중인 '스핀 칩샷'은 볼이 낙하한 뒤 처음 몇번은 칩샷처럼 굴러가다 목표 앞에서 갑자기 멈추는 샷이다. 칩샷에 스핀을 거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볼이 굴러가는 형태가 최신 자동차의 제동장치와 비슷하다고 해 최경주는 'ABS샷'이라고 부른다. 이 샷은 아직 미완성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께 볼 수 있을 것 같다. ◆공통점 세 가지 쇼트샷은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고난도라는 점과 그렇기 때문에 까딱 잘못하면 실패하게 된다는 점. 또 스윙이 보통의 쇼트 어프로치샷보다 크기 때문에 처음에는 '크지 않을까'하고 염려되지만 볼이 멈출 즈음엔 '환호성'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