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7일 북-미-중 3국이 참여하는 북핵 3자회담에 한국이 배제된데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전략적 선택"임을 설명하면서 "한국의 참여없는 실질적 논의가 없을 것"임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정부는 특히 이번 3자회담을 본격적 다자회담에 앞선 예비적.절차적 성격으로규정하고 3자회담 이후 한국의 회담참여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철저히 계산된 한국의 불참"이라는 말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3자회담을 수용함으로써 위기관리 국면에 접어든 것"이라면서 "일단 대화를 열어 긴장을 관리한 뒤 북한을 설득해 본질적 문제 논의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끝내 한국의 본질적 논의과정 참여를 반대할 경우 회담을 중단시키면 된다"면서 "미국도 한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회담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정부내에서는 미 국무부 대변인이 이날 3자회담 성격에 대해 `예비적 조치'(preliminary step)로 규정한 것은 미국이 본격적 다자회담에 한국을 참여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우리 정부는 미국측에 외교경로를 통해 그같은 점을 분명히 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는 3자회담을 앞두고 18일 워싱턴서 열릴 한.미.일 실무 고위급 협의에서 그같은 원칙을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참여없는 실질적 논의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은 16일 윤영관(尹永寬) 외교장관의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윤 장관은 특히 "한국이 참여하지 않는 장소에서 논의된 사항에서 초래된 부담은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4년 한국이 배제된 채 북미간 협상을 통해 제네바합의를 체결한 뒤 대북경수로 건설 비용으로 32억달러의 부담만 한국이 떠안는 등의 일은 절대로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한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국배제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모양새나 체면을 생각하기 보다 결과가 좋아야 한다"고강조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더 이상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지 않기를 바라는듯 "관계 수석과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 구구하게 변명하거나 해명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