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지난 2월말 이후 처음으로 600선을 회복할 전망이다. 15일 거래소시장에서 주가지수는 장중 610선까지 근접하는 등 나흘째 강세를 지속, 오후 1시50분 현재 전날보다 7.67포인트 오른 602.07을 기록하고 있다. 이라크전이 사실상 종결된 가운데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가능성이 대두되는 등 올들어 시장을 짓눌러온 외부악재의 강도가 크게 줄어든데다 전날 뉴욕증시가 상승한 것이 600선 회복의 기폭제가 됐다. 증시 분석가들은 국내증시의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기업실적과 경기지표 악화 등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600선 안착은 쉽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3대악재 완화 따른 회복국면 지난 주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북핵문제를 둘러싼 중국, 러시아의 다자간 협상을 수용할 의사를 표명하면서 올해 국내증시의 최대악재로 꼽혀온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이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 문제가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고 USA투데이 조사결과 미국국민중 67%가 대북공격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북핵문제를 둘러싼 국가위험도가 상당히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완벽한 해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해결방법에 대한 합의에 돌입했다는 점이 시장 리스크를 크게 줄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라크전은 미국의 승전이 확정되면서 더이상 미국과 국내증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로 시작된 카드채 문제도 정부의 발빠른 대응으로 수면아래로 잠복하면서 더이상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객예탁금 규모가 11조원 가까이 늘어나고 기관의 프로그램 누적매수 규모가 지난 3월 선물.옵션만기일 이후 9천억원에 달하는 등 수급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지표가 잇따르고 있다. ◆펀더멘털은 부정적 3대악재의 완화조짐과 달리 기업실적과 경기지표 등 펀더멘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2분기 들어 기업실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국내경기가연내에는 상승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메리츠증권 백기언 상무는 "유가와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는 등 비용측면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펀더멘털상의 반전기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재고와 소비, 투자 등의 변수에 큰 영향을 받는 국내경기가 순환주기상 연내에 상승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600선 안착 여부는 기업수익과 경제여건에 달려있다"면서 "5,6월로 갈수록 경제지표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620선까지 상승은 가능 증시 관계자들은 당분간 주가강세가 이어지면서 620~630선까지는 오를 수 있을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추가상승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외국인 순매도 규모와 환율이 관건이지만 현재의 시장이 미래 기업실적에 의한 실적장세라기 보다는 외부리스크에 의해 초과하락한 부분이 해소되는 국면에서 유동성의 도움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1차적으로 620~630선에서 저항을 받겠지만 외부악재가 추가로 완화될 경우 72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600대 초반에서 매물압력을 받은 뒤 시장체력 개선을 바탕으로 62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600선안착보다는 620~630선을 고점, 550~560선을 저점으로 하는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실장도 "4월에는 600선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5월이후에는 경제지표 악화로 600선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