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8일 북한이 핵무기 개발 계획과 관련,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태식(李泰植) 외교부 본부대사(전 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하는 한국 대표단은 이날 마닐라에서 개막된 제7차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고위협의회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비공개 브리핑 문서를 각국 관리들에게 배포했다. AP 통신이 입수한 이 문서에 따르면 한국은 "북한이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추가 조치들을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따라서 "그같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문서는 "그러나 국제사회가 평화적 해결을 실현하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기울일 경우 북한도 미국과 대화에 나설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북한의핵보유가 용인되지 않을 것이나 북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은 북핵 문제에 관한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회담의 틀에 관한 이견으로 아직까지 공식 회담을 갖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불가침 협정 협의를 위한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다자틀의 해결을원하고 있다. 한국은 이와 함께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북한과 남북한 철도연결과 개성공단개발을 포함한 경제협력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국제기구를 통해 1천900만달러 규모의인도적 지원을 북한에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대사는 북한이 지난해 7월에 비해 물가가 2-3배 가량 올랐고 미 달러화의 실제환율도 3배로 급등하는 등 물자부족과 통화팽창으로 인한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될 경우 주민들의 생활이 더욱 악화되고 탈북자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아세안 관리들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을 국제사회와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체제로 복귀"시키는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북한에 재파견하기 위한 양자간, 또는 다자간 협상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라우로 바자 필리핀 외무차관은 특히 기자들에게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이북.미 대화 시작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닐라 AP.교도=연합뉴스)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