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기아가 나란히 4연승 고공비행을 계속하며 올 시즌 초반 판도를 `양강'으로 몰아가고 있다. 삼성은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2003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 임창용과 마무리 노장진이 완봉승을 합작하며 롯데를 3-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 5일 두산과의 개막전 승리 이후 4연승으로 시즌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앞서 나갔고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호화타선과 막강 선발진이 안정감을 회복해 한국시리즈 2연패 전망을 밝혔다. 삼성 선발 임창용은 7⅔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3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잠재우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고 소방수 노장진은 8회말 2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세이브를 챙겼다. 이날 2회초 우전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은 김한수는 23경기연속 안타행진을 이어갔고 2-0으로 앞선 9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1점홈런을 터뜨린 마해영은 홈런 3개로 홈런더비 공동선두로 나섰다. 반면 롯데는 투.타에서 모두 허약함을 드러내며 4연패의 깊은 늪에 가라앉아 최하위 탈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박재홍과 진필중을 영입해 거포와 마무리 부재를 해소한 기아도 잠실구장에서 선발 최상덕의 호투를 발판삼아 두산을 6-1로 제치고 4연승을 달렸다. 기아는 다니엘 리오스-마크 키퍼-김진우-최상덕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모두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고 특급소방수 진필중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 `투수왕국'현대 못지않은 막강 마운드를 자랑하게 됐다. 이날 기아 선발로 나선 최상덕은 이날 7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7안타 1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을 올려 지난해 8승7패와 시범경기 방어율 7.30의 부진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냈다. 문학구장에서는 현대가 홈런 2방을 앞세워 SK를 7-3으로 꺾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그러나 미국프로야구 생활을 접고 SK 마운드에 합류한 조진호는 이날 4⅓이닝 동안 2홈런 등 6안타로 7실점(6자책)하며 5년여만의 국내 복귀전에서 패전의 멍에를 쓰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대전구장에서는 9회말 터진 이범호의 짜릿한 끝내기 솔로홈런으로 LG에 4-3 승리를 거뒀다. ●잠실(기아 6-1 두산) 5번 타자 홍세완이 승리의 수훈갑이었다. 3회 좌전안타로 출루한 홍세완은 김상훈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선취득점을 올렸고 3-0으로 앞선 4회에도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박재홍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홍세완은 다시 4-1로 리드한 9회 적시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사직(삼성 3-0 롯데) 토종 에이스 임창용의 호투가 빛났다. 삼성은 2회초 2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고 3회 강동우의 좌전안타로 2-0으로 달아났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9회 마해영의 시즌 3호째인 우중월 1점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 1일 두산전 첫 등판에서 ⅔이닝을 4실점하며 무너졌던 임창용은 이날 선발로 나서 최고구속 148㎞의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로 상대타선을 요리, 부진 탈출 기미를 보였다. ●문학(현대 7-3 SK) 현대의 홈런 방망이가 위력을 발했다. 3회초 심정수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현대는 전근표의 우월 3점홈런으로 4-0으로 달아났다. SK가 공수교대 후 1점을 뽑으며 추격하자 현대는 4회 상대 수비실책속에 2점을 보탠 뒤 5회 프랭클린의 솔로아치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한편 이날 홈런을 추가한 전근표는 3경기 연속홈런으로 마해영과 홈런더비 공동선두에 나서며 신일고 동기 강병식과의 1루수 주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대전(한화 4-3 LG) 이범호가 홈런 두방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LG는 3회초 2루타 3개로 3점을 뽑으며 앞서 나갔지만 한화는 3회 임수민의 솔로포와 4회 이범호의 투런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범호는 3-3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9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상대투수장문석을 상대로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시원한 솔로홈런으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부산.인천.대전=연합뉴스) 천병혁.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