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고덕주공 저층아파트 단지들이 정밀안전진단 또는 예비안전진단을 무더기로 통과했다.


이 영향으로 해당 단지 아파트값은 지난 주말에만 최고 5천만원까지 단기급등했다.


고덕주공 단지들의 안전진단 통과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이 예비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신 뒤에 나온 것이어서 형평성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고덕주공과 같은 택지개발지구인 강남구 개포주공 저층단지의 안전진단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동구 저층단지 안전진단 통과 줄이어=서울시 강동구 안전진단평가단은 지난 4일 고덕주공1·2·4·고덕시영단지와 둔촌주공 등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를 확정했다.


특히 이 가운데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고덕주공 1단지에 대해서는 '재건축 허용' 판정을 내렸다.


조립식아파트의 구조적인 결함이 노출돼 안전진단평가에서 'E' 등급을 받은 점이 고려됐다.


또 고덕주공 2단지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 판정을 내렸다.


1차 관문인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셈이다.


이에 따라 고덕주공 2단지는 안전진단을 실시할 업체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강동구는 고덕주공 4단지에 대해서도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키로 했다.


강동구는 이와 함께 올해 초 '재건축 부적합' 판정을 받은 뒤 이의신청을 낸 고덕시영에 대해서도 안전진단을 재실시키로 했다.


다만 둔촌주공의 정밀안전진단 실시 여부는 이달 중순 이후 안전진단평가단 회의를 열어 다시 논의키로 했다.


한편 고덕지구에서는 고덕시영 2천5백가구,고덕주공1∼7단지 1만8백가구 등 총 1만3천3백가구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가격 최고 5천만원 급등=가격 급등세가 예상보다 '빠르고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재건축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고덕주공 1∼3단지의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고덕주공 1단지의 호가는 지난 5일 이후에만 5천만원가량 급등했다.


지난 4일 안전진단 결과 발표 전까지만 해도 4억2천만원선에 머물렀던 이 아파트 15평형의 호가는 7일 4억7천만원선으로 뛰어올랐다.


고덕주공 2단지와 3단지의 경우도 호가가 2천만∼3천만원가량 상승했다.


고덕주공 3단지 18평형의 호가는 3억2천만원대에서 3억4천만원대로 뛰었다.


고덕7 및 고덕시영 등 고덕지구 내 다른 저층 단지들도 주말 새 일제히 5백만∼1천만원가량 올랐다.


그러나 매물이 자취를 감춰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인근 가로등공인 관계자는 "매물을 찾을 수 없어 가격이 얼마라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부동산월드공인 관계자는 "문의전화가 빗발쳐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라며 "문의가 실제 매수로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이들 아파트 재건축의 변수는 오는 6월 확정될 지구단위계획이라고 보고 있다.


강동구는 지난해 11월 고덕지구 용적률을 2종 주거지역인 2백% 이하로 하되 층수는 3종 주거지역처럼 제한을 두지 않는 조건부 3종 주거지역을 골자로 한 지구단위계획안을 마련해 서울시 심의를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층수 무제한을 수용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강남구와 형평성 논란 거세질 듯=강동구의 이같은 결정은 강남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강남구는 지난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예비진단을 반려하는 등 안전진단 강화 방침을 꾸준히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강동구는 지난해에는 재건축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들어 태도를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구의 입장이 곤혹스럽게 됐다.


은마아파트 주민 등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남구는 이달 중 개포주공 저층단지(1∼4단지,시영,일원대우)의 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다.


개포주공 단지는 입주 연도(82∼83년)가 고덕주공(83∼84년)보다 1년가량 앞선 데다 택지개발지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개포지구 저층단지들이 안전진단에서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을 경우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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