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의 관문인 사담 국제공항에서 미군과이라크 특수공화국수비대가 바그다드 대결전의 승패를 좌우할 격전을 벌이고 있다. 미군은 사담 국제공항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주장했지만 공항 서쪽 집결지에서견착식 로켓포로 대응하는 특수공화국수비대의 저항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사담 국제공항 장악을 위해 이처럼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것은 공항 자체의 전략적 용도와 공항 주변에 밀집한 전략 시설때문이다. 우선 연합군은 사담 국제공항을 무기와 병력은 물론 추후 이라크 민간인에 대한원조물자를 반입할 대규모 군사기지로 활용할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공항 주변에는 2개의 대통령궁과 특수공확국수비대 사령부, 화생방 무기공장으로 추정되는 시설 등이 산재해있다. 미군은 이 지역을 장악하는 것이 사담 후세인 정권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내는데 결정적이라고 믿고 있다. 후세인 대통령은 훌륭한 면세점까지 갖춘 국제 규격의 공항을 건설한뒤 공항 이름에 자신의 이름을 붙일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쏟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담 국제공항의 주활주로 길이는 3.9km에 달해 점보 여객기는 물론 미군의 최대 규모 수송기가 이착륙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라크 전투기들이 사용했던보조 활주로의 경우도 길이가 2.4km나 돼 연합군 보급물자의 반입에 큰 도움이 될것이라는 기대다. 여기에다 공항이 바그다드 도심에서 16km밖에 안 떨어져 있어 도심 접근에 용이하다는 점도 빼놓을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후세인 대통령의 집무실로 쓰이는 라드와니야궁과도 근접해 있다. 미군은 이라크 남부 기지에서 트럭으로 보급품을 수송해왔으나 사담 국제공항을이용할 경우 소요 시간을 크게 줄일수 있게 된다. 또 미군이 만일 바그다드 시가전을 피하고 고립작전을 구사할 경우, 사담 국제공항은 보급품과 병력의 추가 수송을위해 절대적인 전략 요충이 된다. 그러나 미군이 공항을 장악하더라도 공항시설을 실제로 사용하려면 다소 시간이걸릴 전망이다. 공항 주변 지역이 아직 미군 통제하에 들어온 상태가 아니어서 C-130 수송기와 같은 대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경우 이라크 민병대나 정규군의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받을수 있다. 이때문에 미군은 공항 주변의 광활한 지역까지 완전 장악하기 위해 지상 병력과 A-10 탱크 공격기 등을 동원해 공지 합동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사담 국제공항은 이라크 최대 공항이지만 유엔의 제재가 단행된 이후 1990년대내내 민간 항공기의 이착륙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대 들어서 비정부기구들과 유엔 제재를 위해 노력하는 외국의 항공기들이 들어오면서 오랜 고립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미군이 사담 국제공항을 완전 장악하고 나면 현재의 공항 이름도 바뀔 것이 분명하다. 미군은 이미 이라크 남부 탈릴 공항을 장악한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이름을 따서 `부시 국제공항'으로 부르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