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 당시 미국 기자로서는 유일하게 전쟁이 터진 바그다드에 남아 현지 상황을 취재했던 피터 아네트 기자가 30일 이라크 TV를 통해 미국의 이라크전 1단계 계획이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아네트는 30일 방영된 이라크 국영 TV 인터뷰에서 미.영군의 1단계 전쟁계획이이라크의 저항으로 실패하자 전략가들이 새로운 전쟁 계획을 짜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P통신 기자로 베트남 전쟁을 보도, 퓰리처상을 수상한 아네트기자는 지난 1991년 CNN 기자로 걸프전쟁을 취재해 전세계에 명성을 날렸으며 이번 이라크 전쟁에서도 MSNBC 방송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익스플로러' 담당 기자로 바그다드에 남아 전쟁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앞서 걸프전 보도로 부시 정부로부터 이라크측의 `선전 중계자'라고 비난받았던아네트기자는 이번 발언으로 또다시 미국 전쟁지지자들의 빗발치는 비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걸프전 당시 미군이 생화학무기 공장이라며 폭격한 바그다드 시내 공장이실제로는 유아용 분유공장이라고 보도해 미군 당국의 격렬한 비난을 받았으나 끝내 주장을 굽히지 않았었다. NBC 방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네트 기자는 단지 인터뷰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분석적인 답변을 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옹호하고 "그의 뛰어난 전쟁 보도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찬양했다. 아네트는 인터뷰에서 이라크인 친구들로부터 미.영의 행동에 대해 이라크인의 민족주의와 저항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미국은 전장 상황을 재평가하면서 전쟁을 아마도 1주일 정도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첫번째 전쟁 계획이 이라크의 저항으로 실패하자 그들은 새로운 계획을짜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전쟁계획은 분명 이라크군의 결의를 오판했다"고 지적하고 미국내에서 반전추세가 점차 늘어나고 전쟁과 관련해 조지 W.부시 대통령에 대한 도전도커지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의 인터뷰는 영어로 방영됐으며 군복을 입은 이라크인 앵커가 통역했다. NBC 방송은 이 인터뷰에 대해 아네트가 이날 이라크 정부의 브리핑에 참석한 직후 이라크 국영 TV로부터 즉석에서 요청받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밝히고 "그의 즉석 인터뷰는 직업적 예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전세계 다른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와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태생인 아네트기자는 지난 1998년 CNN에서 일하면서 과거 베트남 전쟁중 라오스의 한 마을에서 미군이 탈영병들을 살해하기 위해 라오스에서 사린가스를사용했다고 보도했다가 이를 철회했으며 이를 계기로 CNN을 떠났다. 그는 4월5일자 TV 가이드에서 "나는 테드 터너(CNN 창립자)와 톰 존슨(당시 CNN회장)이 내가 목숨을 걸고 걸프전을 취재한 대가로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인 뒤 나를늑대들에게 던져 준 데 대해 격분했다. 지금 그들은 없지만 이라크인들은 CNN 취재진을 바그다드에서 내쫓았다"고 말하고 이라크 당국이 자신을 존중해 이번에도바그다드에 남도록 허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인들은 나를 동료 전사로 보기 때문에 이 곳에 머물도록 해 주었다.그들은 내가 자신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나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뉴욕 AP=연합뉴스) 걸프전 당시 미국 기자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