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수세력이 이라크전쟁 반대에 대한 보복으로 프랑스 기업과 상품 `보이콧'(불매)을 촉구하고 나섰으나 아직 직접적인 영향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듯 하다. 미국내 프랑스 기업들은 미 보수파가 주도하는 불매운동으로 당장 타격을 받고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 기업인들은 불매운동의 배후세력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않고 있다. 프랑스 기업들은 `애국심에 호소'하는 이러한 불매운동이 미국인들에 대해 `맞불'을 일으키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내 프랑스 회사에 많은 미국인들이고용돼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프랑스의 시멘트 대기업 라파지는 "우리 시멘트 제품은 미국인 근로자들에 의해생산되는 `미국상품'"이라고 말했다. 라파지의 북미지역 법인은 회사 전체 매출액의30% 이상을 올리고 있다. 프랑스 재계와 정부는 불매운동이 미국인 근로자 50만명 가량을 고용하고 있는프랑스 기업들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내 프랑스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영문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어 反프랑스 감정 고조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지는 않고 있다는 소식이다. 위스키와 진 등 주류 판매업체 `페르노 리카르'는 영국식 브랜드로 사업중이고숙박업체 `아코르' 그룹도 `레드 루프 인스'와 `모텔 6' 등의 이름으로 영업중이다.또 환경시설업체 `비벤디 인바이런먼트'는 `유에스 필터'라는 사명을 갖고 있다. `에비앙' 생수로 유명한 `다논느'(Danone)는 `다논'(Dannon)으로 상표를 바꾼요구르트 제품을 미국에서 팔고 있다. `다논느'는 미국인 근로자들에게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랑스 유명 고급 브랜드의 경우에는 불매운동의 여파로 판매 감소 등의 영향이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보수색채를 띤 미국의 인터넷 뉴스속보업체 `뉴스맥스 닷컴'이 이라크전 발발직전 시작한 프랑스 상품 불매운동의 영향을 측정하기는 시기상조라는 것이 프랑스기업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페르노 리카르'측은 판매가 줄고 있다는 징후가 아직은 없다며 "우리 회사는 5∼10년의 장기계약을 하는 업종이어서 하룻밤 사이에 상황이 급변하는 일은 없다"고설명했다. `뉴스맥스 닷컴'의 불매 목록에는 `에어 프랑스'와 `미슈린' `소피텔' `테팔' `지방시' `랑콤' `클럽 메드' `푸조' `엘 앤 요플레' 등 수십개의 프랑스 기업 및 브랜드가 올라 있다. 이 명단에는 들지 못했으면서도 이라크전으로 `고통'을 당할 처지에 놓인 프랑스 기업은 정작 따로 있는데 바로 다국적 패스트푸드업체 `소덱소'다. 미 의회는 국방부가 `소덱소'와 체결한 미 해병대 급식계약을 파기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에 대해 `소덱소'측은 미 군부가 이런 문제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전쟁에 집중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