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실적이 지난해의 30%에 불과, 해외시장에서의 `건설강국' 이미지 회복에 빨간 불이 켜지자 정부가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이라크전 향배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장기화할 경우, 이라크 외 중동지역 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한편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단기전으로 끝나면 복구사업 참여와 중동국가 진출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해외건설 수주액 급감 = 30일 건설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까지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41건 6억3천797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4건 19억1천985만달러)과 비교, 건수는 70.8%나 늘어난반면 금액은 무려 66.8% 줄어든 것으로 이렇다 할 대어(大魚)를 낚지 못한 셈. 업체별로는 대우건설 2억8천466만달러(2건), LG건설 1억4천11만달러, 한진중공업 4천39만달러, 현대중공업 3천972만달러, 삼성물산 3천541만달러(이상 1건) 등이었고 지난해 1.4분기 12억1천527만달러(2건)를 수주했던 현대건설은 올해는 970만달러(1건)에 그쳤다. 국가별 수주액은 리비아가 지난해 1억9천430만달러에서 올해 2억5천676만달러로32% 늘었고 쿠웨이트가 50만달러에서 1억3천908만달러, 지난해 실적이 없었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가 3천541만달러, 사우디아라비아가 67만달러에서 427만달러로 껑충 뛰는 등 중동권에서는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나이지리아가 9천366만달러에서 392만달러로, 인도네시아가 4천112만달러에서 456만달러로 줄어드는 등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에서는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분석됐다. 한편 1997년 140억달러로 최고치였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외환위기로 98년 41억달러로 줄어든 뒤 99년 92억달러로 잠깐 회복됐으나 해외시장에서 중국 등이 부상하면서 2000년 54억달러, 2001년 44억달러로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그러나 지난해 플랜트(산업설비) 부문의 호조로 수주액이 61억달러로 다시 늘어나자 건교부는 올해 목표를 65억달러로 높였으며 절반 정도는 중동지역에서 채울 수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업계 대책 마련 부심 = 건교부는 최근 중동지역 진출 업체와 대책회의를갖고 진행중인 공사의 관리 및 전후 복구사업 참여 방안을 논의햇다. 건교부는 일단 이라크전이 장기전이 되더라도 그동안 전황 등을 감안할 때 다른중동지역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기자재 수송비 증가나 수송 지연, 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공사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있는 만큼 업체별로 기자재 도입계획을 점검하고대체 수송로 확보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미수금 발생, 해외시장 위축 등에 대비해 금융 및 보증 지원을강화하고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단기전으로 끝나면 초기에는 폭격 등으로 파괴된 병원, 학교, 도로 등 공공시설이 우선 복구되고 유전개발, 정유공장 건설 등 대규모 플랜트 공사도 순차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고유가와 전쟁 등으로 미뤄졌던 인근 국가들의 공사 발주도 본격화할 것으로보고 걸프전 이전 이라크에서의 공사 수행 경험이나 인근 중동지역의 장비를 `무기'로 적극 수주전에 뛰어든다는 방침. 이를 위해 외교통상부 등과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미국이나 유엔 등을 통해 전략적 제휴나 하청 등의 방식으로 국내 업체가 복구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는 한편 민관합동 조사단을 파견, 참여 가능 분야를 타진할 계획이다. 특히 실무조사가 마무리되면 장관 등 고위급의 방문 외교를 통해 수주활동을 벌이는 동시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 원조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등을 통한공사 참여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