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과학아카데미(AMPAS)는 21일이라크전쟁에도 불구하고 제75회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을 23일 예정대로 열겠다고밝혔다. 프랭크 피어슨 영화과학아카데미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상식은 이미 알려진 대로 할리우드 코닥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며 특수한 상황에서만 쇼가 연기되거나 TV 중계가 배제된다고 덧붙였다. 피어슨 이사장은 "지난 이틀밤에서 보듯 상황은 너무 예상 밖이어서 우리는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고 탄력적으로 대처하려 한다"며 "따라서 어떤 상황 때문에 시상식이 연기될 지 여부를 (당장) 추측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올해 오스카상은 미국 ABC-TV가 실황중계할 예정이다. 그러나 피어슨 이사장은 "시상식에 대한 보안문제를 우려하고 있지 않지만 나라안팎의 청중, 아카데미 회원들의 정서가 가장 우려된다"고 말하면서 "매시간 상황을주시하고 있고 모든 직원과 수상 후보자, 영화사, 오스카상 수상자, 사회자 스티브마틴 등 모든 관계자가 일요일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과학아카데미는 전쟁 발발 직후 스타들이 행사장 도착과 함께 밟아오던 전통의 '레드 카펫'을 철거하는 등 행사계획 일부를 수정했다. 시상식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이라크 전장에서는 바그다드에 대한 공중 폭격이 계속되고 헬기 추락으로미ㆍ영국군 10여명이 사망했다. 이와 함께 반전ㆍ평화운동가들은 전날 샌프란시스코와 L.A. 시위에 이어 행사전날인 22일 낮 12시 할리우드 블러바드와 바인에서 가두시위를 계획해 이는 다른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오스카상 시상식은 지난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저격사건으로 하루연기되고 1968년 마틴 루터 킹 목사 암살사건으로 이틀, 1938년 로스앤젤레스 대홍수로 1주일 연기됐을 뿐 단 한 해도 취소된 적은 없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