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유엔 승인없이 이라크 전쟁을 개시키로 사실상 결정한 데 대해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 타임스는 "외교적 실패의 절정"이라면서 강력히 비판했다. 타임스는 18일자 사설에서 "미국은 이제 이라크 위기에 관해서 뿐만 아니라 탈냉전 시대에 어떻게 역할을 정의할 것인지에 관해 결정적 전환점에 서있다"면서 "전임자들과 달리 부시 대통령은 동맹관계를 과소평가한 반면 군사력은 과대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외교적 폐허 속의 전쟁'이라는 제목의 이 사설은 이번 이라크 전쟁을 "외교적실패로 점철된 시대의 절정판이며 최소한 한 세대만에 워싱턴이 저지른 최악의 실책"이라고 혹평했다. 사설은 미국의 기대를 받으면서 출범했던 부시 정권이 독선적이고 일방주의적외교로 동맹국들의 반발을 초래해 대서양 양안관계와 미러, 미중 관계와 미국과 이슬람권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사설은 또 "미국이 제출한 이라크 결의안에 확고한 지지를 보낸 국가는 15개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불과 4개국에 불과했다"면서 "여기에는 목표와 명분의 변경, 독단적인 일정표, 외교적 주고받기의 거부, 공공연한 강압, 임박한 위협에 대한 위험의 입증실패 등 미국의 파괴적 행위들이 가장 큰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사설은 이러한 외교적 실패의 결과로 "미국은 세계가 최선의 시선으로 바라보는것이 절실히 필요한 때 최악의 시선을 맞게 됐다"면서 "이는 예정된 것도, 불가피했던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타임스 사설은 그러나 앞으로 미국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