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감을 찾으려면 로펌(법률회사)부터 들여다 봐라.' 로펌이 정부 부처 장관 등 정.관계에 인재를 배출하는 창구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등 서구 선진국에서는 로펌이 각료의 산실이 된 지 오래지만 한국에서는 최근에야 이런 추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한 것. 지난 17일 신임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취임한 이정재 전 재정경제부 차관은 지난 2001년 8월부터 최근까지 법무법인 율촌의 고문으로 활동했다. 율촌의 윤윤수 변호사는 "이 위원장은 1년7개월간 매일 사무실에 나와 경제.금융 담당 변호사들에게 금융 실무 및 업무 프로세스 등을 지도 편달했다"며 "상대적으로 약했던 율촌의 금융 파트가 이 위원장의 도움으로 크게 강화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27 조각' 때 임명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중소.벤처기업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지평의 대표변호사 출신. 강 장관의 입각에는 지평을 3년 만에 국내 10대 로펌으로 성장시킨 수완과 조직 운영 능력이 한 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각에는 실패했지만 김&장 법률사무소의 김병일 고문(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과 법무법인 바른법률의 임영철 변호사도 이번 조각 때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막판까지 경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의 이종왕 변호사와 이헌재 고문(전 재정경제부 장관)도 각각 국가정보원장과 경제부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각 로펌에 중량급 명망가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긍정적인 해석과 함께 "해당 인물들이 입각하기 직전까지 로펌의 의뢰인인 기업의 이익을 대변했던 만큼 철저하게 도덕적인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