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에도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이 여진을 일으키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원화환율과 국고채금리 등 주요 지표물이 개장초 급등세로 출발, 시장 분위기가 흉흉해지자 통화당국이 긴급 대책을 내놓는 등 개입을 본격화했다. 이런 조치에 힘입어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진화(鎭火)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은행과 증권사 창구에서는 머니마켓 펀드(MMF) 환매 요구가 줄을 잇는 등 투자자들의 심리적 공황은 가라앉지 않았다. ----------------------------------------------------------------- 이날 채권시장은 하루종일 금리가 출렁거리면서 벌집을 쑤셔 놓은 분위기였다. 채권딜러들은 장 마감까지 급격히 출렁거리는 금리를 보면서 연신 마른 침만 삼켰다. 오전 9시. 개장초부터 전날 폭등세(0.51%포인트)의 여파가 이어져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0.20%포인트 뛴 연 5.40%로 출발했다. 회사채 역시 연 6%선을 넘겼다. 그러나 오전 10시께 한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국채선물이 먼저 강세로 급선회했고 국고채 금리는 10시40분께 오히려 전날보다 낮은 연 5.10%대로 하락했다. 오전 11시30분 막상 한은 대책이 발표되자 기대에 못미친다는 반응이 확산돼 되레 금리가 오르기도 했다. 결국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5.24%를 기록했다. 회사채도 연 5.8%대로 안정됐다. 한편 자금시장의 극심한 혼돈 속에 명동 사채시장은 아예 꽁꽁 얼어붙었다. SK글로벌 분식파문의 여파로 그동안 거래됐던 기업어음(CP)마저 수요자를 찾기 힘들어졌다. 중소기업 어음을 주로 중개해온 사채업자들은 SK사건 이후 취급을 거의 중단했다. 거래가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어음 할인금리는 조금씩 오르고 있다. 어음금리 정보업체인 중앙인터빌(www.interbill.co.kr)에 따르면 SK사건 이후 상장기업 평균 어음할인율이 월 0.99%로 이전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안재석.최철규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