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가 주식을 대거 팔아 치우고 있다.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로 주식시장의 추가하락 위험이 높아지자 주식비중을 축소,리스크(위험)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투자자의 펀드(수익증권) 환매에 대비,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되고 있다. 13일 거래소시장에서 기관투자가는 1천4백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한때 2천4백억원 이상의 매도우위를 보였으나 장막판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를 유입시키면서 매도강도가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매를 제외할 경우 2천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기관의 매도물량 대부분은 SK를 비롯한 SK그룹 관련주에 집중된 것으로 추정됐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SK글로벌 분식회계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조그만 악재에도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며 "추가하락 위험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증시는 '트리플위칭데이'(주가지수선물 옵션 개별주식옵션 동시만기일)를 맞아 크게 출렁였다. LG투자증권 황재훈 연구원은 "저평가된 선물을 보유하던 인덱스펀드가 3월물 만기를 맞아 종가에 선물을 현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고영훈 수석연구원은 "전날 2천억원 가량 됐던 매도차익 잔고가 종가에 프로그램 매수를 동반하면서 청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배동일 연구원은 "이날 조흥은행 하나은행 등이 하한가로 진입하면서 프로그램 매도를 제한해 매수차익 잔고 1천5백억원 가량이 청산되지 못하고 6월물로 이월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14일에는 이 물량의 상당부분이 프로그램 매도로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준영·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