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러시아가 새 이라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은 10일 이 결의안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통과를 위해 안보리 이사국들에 대한 외교에 총력을 기울였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 주석 등에게 전화를 걸어 빠르면 11일 표결에 들어갈 이라크 결의안 통과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기니의 프랑수아 우세이누 팔 외무장관을 만나새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촉구하고 여러 이사국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였다. 이와 관련해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한창 바쁘게 외교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 거부권 행사=미국은 이라크에 3월17일까지 무장해제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에직면한다고 경고하는 이 결의안을 안보리에서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15개 회원국중 9표를 얻어야 하며 상임이사국인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0일 이라크 전쟁을 허용하는 유엔 2차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시라크 대통령은 10일 오후 TV 방송에 출연해 이라크 위기에 관한 프랑스의 입장을 밝히면서 "유엔 2차 결의안이 안전보장이사회 15개 회원국 중 9개국 이상의 지지를 얻더라도 이 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한다"며"평화국가인 프랑스는 이라크에 관한 새 유엔 결의를 거부하겠다"고 분명히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도 안보리에 제출된 이라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이고리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0일 발표했다.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만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정말 실망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이라크 대통령)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의 결과로 일어나는 대형 참극의 위험을 방지하고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중요한 도덕적입장을 취할 기회를 러시아가 잃어버린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찰단 보고에 불만=한편 미국 관리들은 한스 블릭스 유엔 이라크무기사찰단장이 지난 7일 안보리에서 보고할 때 사찰단의 보고서에 명시된 무인비행기와 화학무기 실험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의 존재를 언급하지 않은 데 불만을 표시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사찰단원들이 고의로 일부 정보를 발표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많은 설명이 있을 수 있다"면서 블릭스 단장은 10일 오후 열리는 안보리에서 이에 관해 설명하도록 요청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엔무기사찰단은 날개 길이가 25피트(약 8m)인 이 무인비행기를 발견했으며 미국 관리들은 이 비행기가 화학 및 생물무기를 살포하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