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제 리포트] '인터넷 실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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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시판 등에 글을 올릴 때 본인확인을 거치도록 하는 '인터넷 실명제' 도입에 관한 논란이 뜨겁다.
건전한 인터넷 게시판 문화를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인터넷 실명제 도입에 대해 인터넷의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처사라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인터넷 실명제는 익명성을 앞세워 인터넷에서 판치고 있는 인신공격이나 악성루머 유포와 같은 행위를 차단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사실 그동안 연예인이나 정치인을 비롯한 유명 인사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루머가 인터넷에 유포돼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사례가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살생부 파문'이 사회적인 이슈로까지 떠오르기도 했다.
따라서 실명제 도입을 주장하는 쪽은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라는 인터넷의 취지가 이제는 도를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강제적인 방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www.daum.net)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만약 나의 인격을 크게 훼손하는 말들이 누군가에 의해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며 "그런 일을 당해본 사람이면 실명제 도입에 반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인터넷의 순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터넷의 역기능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며 "실명제를 제외하고는 그러한 기능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명제 도입을 반대하는 쪽은 비록 지금까지 인터넷의 익명성으로 인해 일부 좋지 않은 모습이 있긴 했지만 실명제로 인한 폐단은 이보다 더 크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자유롭게 비판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개진하는게 인터넷만의 장점인데 실명제를 도입하면 이러한 기능이 완전히 축소될 것이라는 얘기다.
다음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대화명:cari)은 "무조건적인 비판과 미풍양속에 벗어나는 글은 네티즌들의 양식에 달려 있다고 본다"며 "실명제는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은채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권리를 완전히 차단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네티즌(대화명:나이트)은 "익명으로 하니까 모든 인터넷 게시판이 부정적으로 흘러간다는 것에는 찬성할 수 없다"며 "터무니 없는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면 당장 집중적인 비난을 받을 정도로 이미 인터넷이 어느 정도 자정 기능을 갖추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인터넷 실명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실명제를 실시한 일부 사이트에는 게시물 수가 현격히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네티즌들은 '자유로운' 여론이 차단된 결과라는 주장과 '필요없는' 여론이 걸러진 결과라는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가 인터넷 전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