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염화비닐(PVC) 재질의 일부 식품포장용 랩에서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디-2-에틸헥실아디페이트(DEHA)가 다량 검출된 것으로 10일 나타났다.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는 재료인 DEHA를 일본 국립의약품식품위생연구소는 환경호르몬 물질로,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환경호르몬 의심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집행위원장 김재옥)는 1∼2월 두달간 서울시내 주요 유통매장과 식품매장에서 쓰이는 20개의 랩.포장재를 수거해 중금속및 환경호르몬 함유실태를 실험한 결과 3개 랩에서 21만∼26만ppm의 DEH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소비자연합이 지난 98년 치즈 포장지로 사용된 PVC 랩의 DEHA 함유시험 결과치인 5천500∼2만1천700ppm보다 10∼40배 높은 수치다. 나머지 17개 제품에서는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디-2-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와 DEHA가 나오지 않았으며 3개 랩에서도 납.카드뮴.DEHP는 검출되지 않았다. 쓰시협은 "DEHA는 납, 카드뮴과 달리 식품위생법상 규제 조항이 전혀 없는 실정"이라면서 "식품을 직접 포장하는 랩에서만 DEHA가 다량 검출된 것은 식품안전성의측면에서 잠재적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쓰시협은 이어 "PVC 랩이 배달용 음식 포장재로 사용되는 경우 DEHA가 식품에 전이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정부는 정밀조사를 실시해 규제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유통매장과 음식점도 PVC 랩보다는 폴리에틸렌(PE) 랩을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부는 포장폐기물 규칙을 개정해 내년부터 샌드위치나 김밥 등을 담는 폴리염화비닐(PVC) 재질의 포장재 사용을 막을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