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중 경상수지가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 악화로 8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올들어서도 고(高)유가로 인해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있어 연초부터 경상수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02년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6억4천6백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흑자가 전달의 3분의 1 수준인 3억9천만달러에 그친 데다 해외 여행,로열티 지급이 크게 늘어 서비스수지 적자가 전달의 두 배 가까운 10억4천만달러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월(8천9백만달러 적자) 이후 처음이며 월간 적자 폭으론 97년 7월(10억4천5백만달러 적자) 이후 5년5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82억3천9백만달러)보다 26.1% 감소한 60억9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한은이 예상했던 70억달러 흑자에 훨씬 못미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서비스수지 적자가 전년의 두 배인 74억6천만달러에 달해 상품수지 흑자(1백41억8천만달러)가 전년보다 6억9천만달러 늘었음에도 경상수지 흑자폭은 20억달러 이상 줄었다. 다만 소득수지는 외환보유액 등 해외자산 증가로 운용수익은 늘어난 반면 국제 금리 하락으로 대외 이자지급은 줄어 80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4억5천만달러 흑자를 냈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 1월 경상수지는 지난해 말 수출한 선박 인도물량이 이월되면서 균형 또는 소폭 흑자가 예상되나 2월엔 급등한 유가로 인해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