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e1home@yahoo.co.kr 한때 거인 IBM은 메인프레임이란 대형 컴퓨터 시장을 석권했다. 시장에는 감히 경쟁자가 없을 것으로 생각됐다. 이런 독점적 지위를 방어하느라 법원에서 십수년 이상을 싸워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 정부는 법정싸움을 포기했다. 싸움의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시장이 있는 한,독점적 지위에는 항시 경쟁자가 나타나게 마련이다. 바로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가 떠오른 것이다. IBM에 OS(운영체계)를 공급하던 조그만 업체가 시장에서 또 다른 거인이 돼버렸다. PC(퍼스널컴퓨터)가 직장을 파고들고,'윈도'를 가정에 깔아가면서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아성을 구축했다. 이런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정부는 기업을 분할하도록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운영체계를 팔면서 다른 자사제품을 강제로 끼워 팔도록 한 조치가 소위 '불공정거래' 행위에 해당된다는 주장이다. 이번 법정소송도 언젠가는 IBM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휴대폰은 기능이 확대되면서 손 안의 이동형 컴퓨터가 될 것 같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를 놓칠 리 없다. 통신업체와 제휴를 통해 휴대폰에 자신의 운영체계를 깔고자 하나 노키아 등 세계적 이동통신업체들은 딴 생각이다. 연대해 독자적인 운영체계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자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것이 시장의 힘이다. 돌이켜보면 그 전에도 빌 게이츠의 실수가 엿보인다. 인터넷의 파괴력을 경시하다 뒤늦게 '익스플로러'로 인터넷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스의 비공개로 인한 비개방적 자세는 '리눅스'라는 새로운 OS 경쟁자의 등장을 초래했다. 지금은 타임워너와 합쳐진 AOL을 위압적으로 흡수하려다 실패하고,결국 성과가 적은 MSN을 출범시켰다. 대기업이 버리려는 조직의 경직이 느껴진다면 큰 실망이다. 시장은 누적되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느긋한 독점적 선두를 절대 허용치 않는다. 그 자리는 치열한 긴장을 요한다. 단기적으론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간 스스로의 경직성으로 인해 시장의 응징을 피할 수 없다. 그 시간은 그리 길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