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일화가 한.중.일 프로축구 정상 정복에 실패했다. 지난해 국내 프로축구(K리그) 정규리그 우승팀 성남은 22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제1회 A3챔피언스컵 풀리그 최종전에서 가시마 앤틀러스와 0-0 무승부를 기록, 1승1무1패로 우승이 좌절됐다. J리그 나비스코컵 챔피언 가시마는 2승1무로 정상에 올라 40만달러의 우승상금을 거머쥐었다. FA 최대어 김도훈과 데니스, 싸빅, 이기형을 영입해 공수에서 호화 진용을 구축한 성남으로서는 답답한 90분이었다. 이날 가시마를 2골차로 이겨야 우승을 바라볼 수 있었던 성남은 샤샤와 김도훈 투톱을 앞세운 화끈한 공격축구로 시종 상대를 압도하고도 마무리 패스와 골결정력 난조에 번번이 발목이 잡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성남은 전반 14분 신태용의 프리킥을 문전에서 받은 싸빅의 오른발 발리슛이 왼쪽 골대를 살짝 비켜나가는 등 지독히도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21분 데니스와 샤샤의 예리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걸리더니 10분 뒤엔 샤샤의 문전 발리슛이 허공을 갈랐고, 38분에는 홍도표가 왼쪽 미드필드에서 길게 올려준 것을 샤샤가 헤딩으로 밀어넣었으나 또 다시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 후반 들어 성남의 공세는 더욱 거셌지만 골문을 열기에는 세기가 모자랐다. 성남은 후반 13분 몸놀림이 둔한 김도훈을 빼고 백영철을 투입, 백영철-샤샤-김대의의 스리톱을 가동했으나 20분 김대의가 골키퍼와 맞선 결정적 기회를 놓쳤고, 35분에는 신태용의 프리킥을 머리로 받은 싸빅의 강력한 헤딩슛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특히 이날 비겨도 우승이 가능했던 가시마는 아키타를 중심으로 육탄전을 방불케하는 거친 수비로 일관, 성남의 심기를 건드렸다. 샤샤는 후반 43분 시종 심판의 눈을 피해 자신을 끈질기게 괴롭히던 아키타를 가격, 양팀 선수들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데니스가 나카타 고지를 넘어트리는 바람에 경기가 2분간 중단되는 등 곳곳에서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