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과 오리 등에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 전염병인 `조류독감'으로 사망자가 발생하자 홍콩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가금류에 발생하는 H5N1 조류독감이 사람 인체를 전염시킨 것은 1997년 홍콩에서 모두 18명이 감염되어 6명이 숨진 것을 포함해 이번이 두번째다. 홍콩 위생서(署)는 20일 지난 설(春節) 때 중국 푸젠(福建)성 고향집에 갔다가폐렴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한 홍콩 일가족 5명 중에서 2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위생서는 "지난 4일 숨진 딸(8)은 중국에 매장돼 확인할 수 없으나 홍콩 병원에서 17일 사망한 아버지(33)는 H5N1 조류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위생서는 또 "아들(9)도 검사 결과 H5N1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 소년은 현재 프린세스 마거릿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상태는 좋다"고 말했다. 이 소년은 부모와 여동생 2명과 함께 지난 설 연휴 때 중국 푸젠성 하이탄다오(海潭島) 핑탄(平潭)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 집을 방문했다가 조류독감에 감염됐다. 정부 소식통들은 "현재 중국에 살고 있는 홍콩 일가족의 친척들도 조류독감에감염된 것과 똑같은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당국은 조류독감 인체 감염 사실을 즉각 중국 보건부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으며 WHO는 전세계에 독감 비상감시망을 발동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위생서는 "가금류를 만져서는 안되며 만졌을 경우 비누칠을 해서 손을 깨끗하게씻어야 한다"면서 "독감 증세가 있으면 즉각 병원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