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지경입니다. 그 때 악몽이 되살아 나요..." 대구지하철 가스폭발 참사 희생자 유족회장인 정덕규(50)씨는 19일 또 다시 터진 지하철 대형참사에 할 말을 잊은 듯 했다. 되새기고 싶지 않는 8년전의 악몽이 다시 살아난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 95년 4월 28일 무려 101명이란 아까운 목숨을 앗아간 상인동 지하철 도시가스폭발 사고때 당시 영남중 2학년이던 아들을 잃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대구지하철에서 또 일어난 것이다. 그는 "이번 사고로 그 때로 되돌아가는 충격을 받았다"며 "지하철 사고에 대한대응과 조치가 이토록 어설픈 줄은 정말 몰랐다"고 허탈감에 휩싸였다. 이어 "대형 사고가 일어날 때 마다 사회에서는 안전 불감증을 각성해야 한다고말한다"며 "그러나 정작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기관과 실무자들은 사고 뒤에는 긴장과 주의는 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리고 사고 당시는 넘기면 그만이다는 생각에 젖어 있다"고 질타했다. "가스폭발 사고를 항상 되새겼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정씨는 "안전불감증이 빚은 또 하나의 참사다"고 말했다. 한편 가스폭발 참사 유족회는 이날 오후 7시 회의를 열고 대형참사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데 힘을 쏟기로 하는 한편 이번 방화사건 희생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대구=연합뉴스) 김효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