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18일에도 검찰 수사가 전개될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검찰로부터 출국금지 조치된 최태원 SK(주) 회장과 손길승 그룹회장은 이날 평소와 마찬가지로 회사에 출근, 검찰과 정치권쪽 동향을 보고받고 주요 경영진들과 함께 대응책을 논의했다.


SK는 검찰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과 출국금지조치를 취한 데다 이번주중 최 회장을 소환할 방침을 밝히는 등 빠른 속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SK는 그동안 부각된 혐의내용이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 제기된 데다 법적으로 문제될게 없다고 판단, 법리적인 문제를 재검토하는 등 검찰 소환에 대비하고 있다.



◆ SK "억울하다" =SK는 그동안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앞장서 왔다며 검찰수사의 '타깃'이 된데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참여연대측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대주주 사재출연도 하는 등 다른 대기업그룹들에 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경영을 해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 98년 참여연대에서 주총을 통해 사외이사제 도입을 요구하자 국내 재벌 가운데선 가장 먼저 참여연대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경영진에 포함시켰다.


SK C&C의 편법증여 문제가 논란이 되자 최 회장은 지분의 30%를 SK텔레콤에 무상 증여했으며 이번 JP모건 이면계약에 따른 손실에 대해서도 개인이 보유하고 있던 SK C&C 주식 4백억원어치를 SK증권측에 내줘 손실을 보전토록 했다.


SK는 또 전문경영인인 손 회장과 대주주인 최 회장간 파트너십 경영 체제를 구축해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도 들어왔다.


이와 관련, SK 관계자는 "손 회장이 새 정부와 적극 협력 방침을 밝혔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도 대화와 타협으로 함께 끌고 가겠다고 화답했는데 그룹을 범법자 다루듯 압수수색한 것은 옳지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 주요 쟁점 해명 =SK는 이번에 검찰수사의 빌미가 됐던 몇가지 쟁점들이 대부분 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 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JP모건과의 주식 이면거래와 관련해 SK 관계자는 "SK증권을 살리기 위해 투자손실금을 보상해 주는 대신 JP모건이 유상증자에 참여토록 했고 풋옵션을 행사할 무렵에는 증권 주가가 올라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고 해명했다.


SK는 이면계약이 SK증권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고육책이기 때문에 배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SK글로벌과 SK C&C 등이 지난해 3월 최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워커힐호텔 주식 3백85만주를 주당 4만4백95원의 고가로 매입했다는 편법증여 의혹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문제될게 없다는 주장이다.


현행 세법상 비상장회사의 주식 평가는 주당 수익가치와 자산가치 가운데 높은 것을 택할 수 있으며 내부지분율이 50% 이상인 대주주는 30%를 더 할증하도록 규정돼 있어 "법대로 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이 94년 4억원에 인수한 SK C&C(전 대한텔레콤)가 SK텔레콤의 부당 내부지원으로 6년 만에 매출기준 2백배나 성장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SK텔레콤 전산실에서 분사해 내부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외주용역을 상당부분 내줬다"며 "SK텔레콤과 함께 성장했을 뿐 부당 지원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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