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연출가 채윤일(56)씨가 3월 4-9일 대학로김동수 플레이하우스에서 '제1회 채윤일의 배우를 위한 무대'로 「메두사의 눈물」을 공연한다. 올 한 해 무려 8편의 연극을 올리는 대장정에 나선 채씨가 그 8편 외에 별도로배우 양성을 위해 준비한 공연이다. 채씨는 이런 무대를 올해 모두 네 차례 마련할계획이다. '8편 릴레이 공연'까지 합치면 올해 모두 12편의 작품을 올리는 셈이다. 채씨가 대표로 있는 극단 쎄실의 이름으로 올라가는 이 공연은 그리스의 3대 비극시인으로 꼽히는 에우리피데스,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의 작품을 뒤섞어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것. 그리스 비극의 정수를 보여줄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에우리피데스의 「오레스테스」「엘렉트라」, 아이스킬로스의 「아가멤논」「오레스테스 3부작」, 소포클레스의 「엘렉트라」를 한 데 묶었다. 그리스연합군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은 트로이와의 전쟁에서 개선했으나 아내 클리테메스와 그 정부(情夫) 아이기스토스에 의해 돌아오자 마자 살해된다. 이번 공연은 아가멤논의 사후 7년 뒤 아가멤논의 딸 엘렉트라와 그 남동생 오레스테스가 아버지를 살해한 어머니와 그 정부를 죽여 복수하는 대목을 다룬다. 채씨는 "아직도 기본적인 말하기, 발성 등의 훈련이 제대로 안 된 배우들이 많다"며 "올해 4기생까지 뽑아 연극의 발상지인 그리스의 언어 중심 연극 공연으로 배우들을 훈련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채씨는 요새 매일 오전 10시에 극장에 나와 새벽에 집에 들어가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하루에 두 편씩을 연습하는 중이다. 채씨는 "힘들어 죽겠다. 살도 쪽 빠졌다. 그러나 내가 벌여놓은 일이니까 끝까지 할 거다. 10년 전에 했어야 할 일인데좀 늦었다 싶기도 하지만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고 말한다. 이번 공연에는 이백구 송영진 예문지 김희정 김민승 신혜정 등이 출연한다. 출연진 가운데 두 명만 신인이고 나머지는 모두 무대 경력이 있다. 채씨가 배우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인품'과 '독서량'을 보고 뽑은 배우들이다. 공연시간 화-금요일 오후 5시.8시, 토.일요일 오후 3시.6시. 1만5천원(20인 이상 단체 20% 할인). ☎ 780-6343, 3675-4675.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