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교육혁명 기수 '美 MIT' ] 미국 동부 메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시에 자리잡은 이공계 명문 MIT. 이공계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학문과 연구의 전당이다. MIT가 21세기 들어서면서 또다시 대대적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 화두는 바로 온라인 교육이다. MIT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현재 마련중인 2천개의 강의를 인터넷상에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오픈코스 웨어(Open Course Ware)'로 이름 붙여진 이 프로젝트는 지구촌을 대상으로 새로운 온라인 강의를 위해 마련한 것.이를 통해 세계를 하나의 교육권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MIT는 60여개의 과목을 이미 인터넷에 띄워 놓고 있다. 올해에는 모든 과목의 내용을 인터넷에 올릴 방침이다. 오픈코스 웨어의 책임자인 앤 마귤리즈 씨는 "수익을 올리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무료로 지식을 전세계에 전파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MIT는 이같은 인터넷 교육을 받기 위해 등록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강의내용에 관심을 가진 네티즌들은 언제든지 인터넷을 통해 질문을 할 수 있다. MIT는 앞으로 10년안에 모든 교과과정을 인터넷에 올릴 계획이다. 인터넷 교육만은 아니다. 오감(五感)을 통한 강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오디오 및 비디오 기능과 온라인을 접목시켜 모든 강의를 가상 현실속에서 체험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MIT는 온라인 강의를 통해 학위를 주지는 않는다. 대신 누구라도 무료로 수많은 정보와 비디오 녹화 강연, 세미나, 실험 내용 등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같은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은 물론 외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앤드류 멜런재단과 휴렛재단으로부터 1천1백만달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강의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공계 필수과목인 연구 실험도 인터넷을 통해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지난 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웹 랩(web-lab) 구상'이다. 전세계에서 인터넷을 통해 MIT의 실험 장비와 연결,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MIT 전자소자 개발팀의 제수스 델 알라모 교수가 주도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에는 1백여명이 참여, 99개의 연구과제를 원격 실험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현재 컴팩사가 나서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MIT는 이에 앞서 이미 지난 98년부터 싱가포르국립대, 중국 난양공대와 협력관계를 맺고 원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원격교육 시스템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로 이들 학생에게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MIT가 세계 초일류 이공계 교육기관으로 자리잡게 된 배경으로는 기업후원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MIT는 매사추세츠지역의 공업발전을 위해 1861년에 설립됐다. GE나 웨스팅하우스 등 대기업의 최고 경영진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설립을 주도했다. 이 전통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기업체들로 구성된 대학지원 컨소시엄이 바로 그같은 사례다. 내로라 하는 90여개 기업들이 이 컨소시엄에 참여, MIT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혁신 장기과제들이 대부분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원격교육시스템인 'i-캠퍼스' 프로그램이 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 프로그램은 MIT의 교육 행정 등을 인터넷으로 옮기기 위한 시스템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총수입 1천6백40만달러 가운데 기업체와의 공동연구 과제 수입이 51%를 차지했다. 학생 수업료는 9.7%에 불과했다. 연구비 투자도 엄청나다. 지난해 전체 지출 1천5백36만달러의 45.5%를 연구개발부문에 투입했다. MIT는 기업경영자의 산실로서도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MIT맨은 전세계에 4천여개의 기업을 설립, 1백만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으며 연간 2천3백2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MIT 홈페이지의 디자인은 매일 바뀐다. 초일류 대학으로 살아남기 위해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케임브리지(미국 매사추세츠)=육동인 특파원.오춘호 기자 strong-korea@hankyung.com [ 협찬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