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다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장중 전저점(580)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한국의 간판기업 주가가 급락해 충격의 강도는 더 셌다. 가뜩이나 시장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대형주의 약세는 분위기를 급속 위축시켰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달 평균 거래량은 작년 7월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거래대금도 작년 1분기의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시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북핵문제는 물론 오락가락하는 차기 정부의 정책방향 등은 시장참여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메말라가는 체력 시장은 꺼져가는 불씨를 연상시키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어서다. 지난달 평균 거래량은 5억9천9백만주다. 작년 7월엔 14억5천만주를 웃돌았다. 하루평균 거래대금도 지난달 1조7천억원에 그쳤다. 작년엔 1월부터 4월까지 평균 4조원을 넘겼었다. 투자자들이 시장에 참여하기를 꺼리고 있다는 뜻이다. 미래에셋 이종우 운용전략실장은 "투자시기를 저울질하는 관망세가 우세하지만 침체장이 지속될 경우 시장의 피로도가 높아진다면 문제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내우외환의 시장 외적 변수는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북핵문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외적변수보다는 내부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기업들의 작년 실적이 4분기부터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기침체가 피부로 와닿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차기 정부의 정책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것에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의 하향조정을 검토했다는 말에 민감한 반응이 나올 정도로 불확실성에 대한 거부감이 높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오현석 과장은 "불확실성과 펀더멘털의 악화가 시장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간판기업의 수난 삼성전자 SK텔레콤 LG전자 KT 신세계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의 주가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저마다 이유는 다르지만 간판기업의 추락은 충격적이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대표주들이 하락한다는 것은 단순히 지수가 밀린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며 "투자심리를 악화시켜 침체국면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