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학생 항일의거(일명 '노다이'사건)를 주도했던 애국지사 정두열(鄭斗烈)옹이 지난달 31일 밤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경남 울주에서 태어난 정옹은 1940년 11월23일 일제가 부산공설운동장에서 열린'전력증강 국방경기대회'에서 심판권을 독점하고 있던 일본인 관리들의 부정판정과 민족차별에 항의했던 항일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당시 심판장이었던 노다이 경남지구위수사령관(부산지구병참사령관)은 전력증강 국방경기대회의 우승기를 일본인 학교에 주기 위해 한국인 학교인 동래고등보통학교(현 동래고)와 일본인 학교 사이의 경기를 조작했다. 정옹 등은 폐회식에서 이에 항의하며 "노다이는 단상에서 내려와라. 우승기를 내놓아라. 민족차별 없애라" 등의 구호를 외쳤고 함께 애국가, 아리랑 등 당시엔 부를 엄두도 못냈던 금지곡들을 불렀다. 또 상급생 400여명은 독립만세를 부르며 시가행진을 벌인 뒤 노다이 사령관의 관사를 습격, 파괴했으며 정옹은 이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다른 학생 14명과 함께 체포돼 1년여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정옹은 광복 후 한때 미군정청 비서실에서 일하기도 했고 부산 피난시절엔 중앙방송 외신부 기자로 활동했다. 정부는 1993년 정옹의 항일운동을 인정,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유족으로는 부인(72)과 2남4녀가 있다. 빈소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9시, 연락처(☎)216-4681 (수원=연합뉴스) 김광호기자 k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