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프랑화가 국제자본의 '안전 피난처(safe heaven)'가 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은 27일 미국-이라크전쟁 우려와 선진권의 경기부진 등 불확실한 국제상황에서 스위스프랑화가 안전한 투자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스위스프랑화 가치는 미·이라크전쟁 위기가 시작된 작년 하반기 이후 달러화에 대해 17% 급등했다. 강세통화인 유로화에 대해서도 1.8% 상승,가장 안전한 통화로서의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올들어 미국의 이라크공격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프랑화 가치는 더욱 급등,이날 달러당 1.3672 스위스프랑으로 최근 1주일간 2% 올랐다. 스위스프랑화로 국제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은 스위스경제가 미국과 유로존 경제에 비해 나쁘지 않은 데다,스위스가 중립국으로서 금융강국이라는 전통적인 이미지 때문이다. 외환전문가들은 앞으로 미·이라크전이 발생,미국의 승리로 결론날때까지 스위스 프랑화가치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스위스정부는 이같은 프랑화 강세가 초래할 경제 악영향을 우려하면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날 스위스중앙은행의 브루노 게흐리그 부총재는 "프랑화 강세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통화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인하 및 유로화에 대해 프랑화가치를 고정시키는 유로·프랑화 페그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