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랑 그바그보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이 반군과의 평화협정을 수락하면서 코트디부아르에서는 26일에도 권력분점을 인정한 평화협정에 반대하는 그바그보 정부 지지자들의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다. 지난 25일부터 수만명의 시위대가 평화협정에 반대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인 수도 아비장에서는 이날도 정부 지지자들이 프랑스 대사관과 군 기지를 공격했다. 이들은 또 도로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지나가는 외국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등 프랑스 중재로 이뤄진 평화협정이 반군들에게 너무 많이 양보한 것이라며 특히프랑스를 겨냥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프랑스 학교와 문화센터도 무단 침범했으며, 주요 쇼핑센터나 민간라디오 방송국 등도 약탈하는 등 이날 아비장에서는 거의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극도의 혼란상이 벌어졌다. 코트디부아르의 정부측 보안군들도 이번 평화협정이 `치욕적인' 것이라며 강력반발했다. 시위 주도자들 중 한명은 "프랑스는 우리를 실망시켰다"면서 "그들은 정부에 대항해 총을 들었던 사람들에게 권력을 주었다"며 프랑스 정부를 비난했다. 이에 프랑스군은 대사관 지붕위에 다수의 저격병을 배치하는가 하면 헬기까지동원해 저공비행을 하며 시내에 머무르도록 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그러나 그바그보 대통령은 지난 4개월간 계속된 내전으로 인한 희생자가 엄청난만큼 반군과의 평화협정을 수락할 것을 촉구했다. 그바그보 대통령은 평화협정을 맺은 파리에서 비행기편으로 귀국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4개월간 계속된 분쟁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이를 끝내기 위해 서로간의 양보가 필요했다"며 "곧 귀국해 설명을 할테니 국민은 안정을되찾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25일 밤 아비장에서는 시위대 약 500명이 프랑스 대사관에 돌 등을 던지며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는 대사관 주차장의 외벽에 불을지르고 불붙은 종이 등을 대사관 안으로 던져 방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대사관 경비를 맡은 프랑스군의 조치로 불은 크게 번지지 않았으며 시위대는 프랑스군의 섬광수류탄과 최루탄, 물대포 세례를 이기지 못하고 26일 새벽 강제 해산됐다. 시위대는 이번 협정을 바탕으로 현 정권과 반군 세력이 함께 구성할 거국 화해정부하에서 그바그보 대통령의 권한이 축소되는 것에 반발, 평화 협정을 주재한 프랑스를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프랑스 대사관은 이번 협정을 계기로 현지에서의 반 프랑스감정이 격화되자 현지 거주민들에게 바깥 출입을 삼가도록 당부했으며 에어프랑스 항공도 이날 아비장행 항공편을 취소키로 했다. 한편 이번 파리 평화협상에 참석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코피아난 유엔 사무총장, 아프리카 11개국 정상들은 코트디부아르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평화협정을 지지한다고 재차 확인했다. 아난 총장은 협정 조인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번 협정은 코트디부아르당사자들이 직접 합의한 것"이라면서 "협정과 평화는 강제돼서는 안된다"고 자발적으로 평화협정이 맺어졌음을 강조했다. 시라크 대통령도 그바그보 대통령에게 협정에 반대하는 세력을 이해시켜 안정을되찾도록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미셸 알리오-마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프랑스군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면 코트디부아르에 계속 주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아비장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