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핵 특사 자격으로 평양에 이어 베이징을 방문한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21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이 "건설적"이었으며 북한 핵문제가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다는 "다소의 낙관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흘간에 걸친 평양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날 베이징에 도착한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베이징 공항에서 "평양에서 많은 협상을 가졌다"면서 "이는 매우 유익하고 건설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말해 당사자들이 준비가 된다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것이라는 약간의 낙관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슈코프 차관은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먼저 보고해야 한다며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논의된 세부사항들은 밝히지 않았고, 북핵 사태 해결을 위한 러시아측의 제안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반응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그는 이번 방북기간 미국이 불가침을 보장하고 경제원조를 제공하면 북한은 핵개발 동결을 규정한 지난 94년 북-미 제네바 핵합의를 준수하는 방안을 북한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슈코프 차관의 이같은 방북 결과는 미국이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하여금 북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해야 한다고 촉구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로슈코프 차관은 지난 20일 평양에서 이타르-타스 통신과 가진 회견에서북한은 핵개발 프로그램 포기 대가로 안전보장을 담은 문서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북한 관영 중앙통신은 20일 로슈코프 차관이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김 위원장에게 전달했으며 두 사람은 따뜻하고 온화한 분위기에서 회담을 가졌다고보도했다. 한편 러시아 게오르기 마메도프 외무차관은 지난 20일 알렉산더 버쉬보우 러시아주재 미국 대사를 만나 김 위원장과 로슈코프 특사간 회담 결과를 설명한 뒤 북핵관련 미국 특사인 제임스 켈리 미국무부 차관보의 중국.한국 방문결과를 들었다고했다고 외무부 관리들이 밝혔다. (베이징.모스크바 AP.AFP=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