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무기사찰단을 이끌고 있는 한스 블릭스 유엔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사무총장이 19일(현지시간) 이라크에서 `중대회담'을 갖는다. 이날 회담은 사찰단이 최근 빈 화학탄두와 핵무기 기술 관련 문건을 잇따라 발견, 사찰 활동이 새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회담결과가 주목된다. 블릭스 위원장과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날 사찰단 후방기지인 키프로스에서 유엔특별기 편으로 나란히 바그다드를 방문, 이라크 관리들과 유엔 결의 준수에 관련된 중대 협의를 벌인다. 사찰단 수뇌부의 이번 협의는 오는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사찰 보고서를 제출하기 전 마지막으로 이라크 당국과 접촉하는 기회로 풀이되고 있다. 블릭스 위원장과 엘바라데이 총장은 그러나 "이라크가 그동안 사찰과정에서 충분하고 진지한 협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비난하고 있어 이라크측과의 담판에서 성과가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번 협의가 이라크를 설득하기 위한 `최후의 노력(last-ditch effort)'이 될 것이라면서 전쟁 발발 가능성은 향후 몇 주간 어떤 진전이 이뤄지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시간은 소진돼가고 있고 국제사회는 점점 조급함을 느끼고있다. 이라크는 뭔가 진전을 보여줘야 한다. 그들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릭스 위원장은 바그다드로 떠나기 직전 기자들에게 "최근 발견된 탄두와 문건은 우려할만 하다. 그들은 왜 그것이 아직도 남아 있었는지, 또 다른 것은 더 이상없는지 충분히 해명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고 말했다. 블릭스 위원장은 아직도 전쟁이 불가피한 것은 아니라면서 대안은 이라크의 전폭적인 협력과 신뢰가 보증된 효율적인 사찰 뿐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사찰팀의 활동 도중 이라크 헬기의 비행금지 구역 진입 여부를 놓고 마찰이 발생, 사찰이 취소되는 진통을 겪었다. 사찰팀은 이날 헬기 편으로 북부비행금지 구역안으로 진입할 예정이었으나 이라크 당국이 헬기로 뒤를 따르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바람에 사찰 계획이 무산됐다. 사찰팀의 한 관계자는 "북부비행금지 구역은 미국과 영국 군용기들이 상시 정찰을 하고 있는 지역인데 이라크측이 굳이 따라가겠다며 억지를 썼다. 이는 유엔의 사찰 활동을 간접적으로 방해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사찰팀은 또 사흘 전 12개의 빈 화학탄두가 발견됐던 바그다드 남부의 한 무기저장소를 재방문, 문제의 탄두에 꼬리표를 부착했다. (바그다드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