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거시경제 성장과정은 화려하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8.0% 성장한 것을 비롯해 20년 가까이 연평균 9%대의 GDP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외국인 투자와 외환보유고도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의 증시는 2001년 중반 이래 침체되기 시작해 지난해말까지 무려 35% 이상 하락했다. 한국증권거래소 이사장을 지낸 홍인기 한국증권연구원 고문이 지은 '중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중국증권시장론'(박영사, 2만9천원)은 거시경제와 증권시장 간의 이같은 괴리현상의 원인을 명쾌하게 풀어낸 책이다. 중국 증권시장에는 1천2백40여개의 상장기업이 등록돼 있다. 시가총액만 해도 6천억달러로 현재 일본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주식 투자자는 6천9백만명으로 중국 공산당원 수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무역액도 급격하게 늘어나 지난해말 6천억달러에 달했으며 3백억달러의 무역 흑자를 시현했다. 경제적 여건이 크게 변화하지 않고 최근의 추세대로 간다면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상하이 세계박람회 개최 등을 통해 중국의 GDP 총액은 엄청나게 불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같은 외형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권지수는 2001년 한햇동안에만 20%이상 하락한데 이어 2002년에도 15%나 떨어졌다. 이는 중국과 관련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글로벌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에서 거시경제와 증시의 '디스커넥션' 또는 '별거'라고 불리는 괴리현상이 나타난데 대해 저자는 중국경제의 고속성장이 증시에 상장된 개별기업의 손익과 큰 관계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가전.정보기기 등을 중심으로 한 수출과 투자의 절반 이상이 생산거점을 중국으로 이전한 외자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데 비해 상장기업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국유기업들의 이윤은 지난해 4.1%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것. 국유기업의 만성적인 적자와 중국 증시의 취약한 소득분배 기능, 고정환율제에 따른 자본거래의 제약 등도 증시의 취약성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이와 함께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이후 이뤄진 중국 증시의 생성배경과 특징,증시 감독체계, 증권산업의 현황 및 채권시장 등도 소개하고 있다. 또 중국 주식투자자들의 속성에 따른 각 주식의 차별화, 개별주 중심의 유통시장 현황과 전망, 중국 증시제도의 개선방안 등도 살피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