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수도권 비(非)투기과열지구의 청약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분양 중인 주요 아파트들이 지난 23일 청약을 접수한 결과 대부분 10 대 1 안팎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역 실수요에 분양권 전매를 노린 일부 투자자들이 가세하면서 청약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비투기과열지구 청약 열기 뜨겁다 =지난 23일 청약을 받은 일부 단지들은 쾌재를 불렀다. 안양시 석수동 대주파크빌은 총 2백56가구중 일반분양분 1백28가구 청약에 8백여명이 몰려 안양시와 수도권 1순위에서 7.4 대 1이란 경쟁률을 기록했다. 회사측은 당초 비싼 분양가(평당 7백만원대) 때문에 미달사태가 발생할까 우려했었다. 이 회사 이재권 분양팀장은 "역세권인 데다 고속전철 인접성 등으로 인해 안양 실수요자와 서울 및 수도권 투자자들이 몰려 예상밖의 높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청약을 실시한 용인시 죽전동 현대홈타운7차도 용인시와 수도권 1순위에서 21.4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32,43평형 3백56가구에 7천6백29명이 몰렸다. 분당과 바로 붙어 있는 분당생활권인 데다 비투기과열지구여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게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는 분석이다. 돈암시장을 재건축하는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돈암 동일하이빌'도 청약 첫날인 23일 25∼42평형 1백29가구 모집에 1천5백명 이상이 몰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상복합아파트 청약 열기가 아직 살아 있고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평형대를 선보인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순에 4백50명의 조합원을 모집한 고양시 고양동 아남리치카운티도 16 대 1이라는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가수요자들이 많이 몰렸다는 진단이다. ◆ 투자는 신중해야 =높은 청약 경쟁률과 달리 초기계약률은 예전만 못하고 분양권 시장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상무는 "청약열기가 계약 호조와 웃돈 상승으로 직결되는 건 아니다"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도 과거 관성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신중한 투자 자세를 주문했다. 김 상무는 웃돈을 노리다가 돈이 물리거나 계약을 해지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