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은 우선 내부갈등을 치유하고 사회통합을 이뤄내야 합니다" 21세기 첫 대통령이 탄생하는 순간 국민들은 뜨거운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간절한 소망을 함께 전했다. 손에 땀을 쥐는 접전속에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는 긴박한 개표과정을 TV로 지켜본 노 당선자의 지지자는 물론, 아쉽게 2위로 밀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도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세대간 갈등과 지역감정의 치유, 낡은 정치 청산과 경제도약 등 국민들의 소망은 끝없이 이어졌다.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지역갈등과 계층갈등, 한반도 차원의 남북갈등 등 3가지 갈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며 "노무현 당선자는 당선의 기쁨에 취하지 말고 한시바삐 갈등 치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교수는 또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법과 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아 `제왕적 대통령', `인치' 같은 말이 스스럼 없이 쓰였다"며 "법률가 출신인 노 당선자가 진정한 의미의 법치를 이뤄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됐으면한다"고 덧붙였다. 경실련 신철영 사무총장은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세대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본인에게 표를 적게 던진 세대나 계층을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듣고 허탈감을 어루만져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조언했다. 신 총장은 또 "안정감 있는 지도력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약속한대로 편중되지않은 인사를 통해 현정부가 겪었던 오류를 다시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화여대 심리학과 유성경 교수는 "노 당선자가 다양한 국민들을 화합시키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며 "세대간, 계층간, 지역간 등 첨예하게 다른 가치관과 경험을가진 국민들의 마음을 사심없이 읽어낼 수 합리적인 자세를 가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낡은 정치 청산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노 후보가 당선된 것은 개혁과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표출된 것"이라며 "낡은 정치를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또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 북미관계를 잘 풀어내는 작업도 시급히 신경써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엄상익(48) 변호사는 "노 당선자는 법률가로서 법치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를 만들어야한다"며 "특히 친인척 비리에 대해서는 가족 등을 막론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엄정하게 처벌, 현 정부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물가 안정과 재벌개혁 등 경제문제도 여전히 국민들에게 큰 관심거리였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은 "현 정권은 외환위기 극복 명분으로 노동자들에게 상당한 희생을 강요했다"며 "앞으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극심해진 빈부격차를줄이고 고통을 겪은 노동자들을 위로하고 사회통합을 이뤄내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면좋겠다"고 희망했다.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우승백(27)씨는 "재벌개혁과 경제성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안고 성장과 공평한 분배를 함께 이뤄 이전과 달리 모두가 함께 더불어사는 한국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며 "특히 선거기간 양쪽으로 분열된 국민들을 통합할 수 있는 지도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부 윤태순(35.여)씨는 "원래 지지하던 후보는 아니었지만 이전 정권들과는 달리 비리없고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국정운영을 하길 바란다"며 "특히 IMF체제 이후물가가 많이 올라 장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오는데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시켜 주부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대선특별취재단 (서울=연합뉴스)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