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17일 서로 승기를 잡았다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부산, 충청권 등 전략지에서 부동표 흡수에 총력전을 펼쳤다. 두 후보는 여전히 20%를 웃도는 부동표의 향배가 대선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판단, 북핵 파문, 대북관, 행정수도 이전, 안정-불안론, 전쟁-평화론 등 대형쟁점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양당은 또 선거 막판 돌발 악재가 선거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보고 내부 단속에 나서는 한편 상대측의 `아니면 말고'식의 무차별 폭로.비방전과금품살포 사전 차단에 주력했다. 이 후보는 이날 대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 후보의 수도 이전은 충청표를 얻기 위한 무책임한 졸속 공약(空約)"이라고 강조하고 시내 오류동 반짝시장과 서대전광장에서 유세를 가진 데 이어 충북 청주와 천안을 차례로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특히 "노 후보가 `돈 안되고 싸우고 시끄러운 것을 충청도로 옮긴다'고 했지만 저는 돈되고 중요한 것을 충청도로 유치하겠다"며 "대전을 중심으로 충남북을잇는 대규모 첨단과학특구를 지정하고 안면도 디즈니랜드 건설을 추진, 충청도를 21세기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과학기술 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서울지역에 대한 집중 유세에서 "어떻게 대통령후보라는사람이 전쟁을 할거냐, 말거냐라고 조폭처럼 국민을 협박한단 말이냐"고 노 후보를비판했다. 민주당 노 후보는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대표와 함께 경기 일산에서 공동유세를 벌인 뒤 부산으로 내려가 유세를 계속하며 수도권과 부산.경남 부동표 흡입에 총력을 기울였다. 노 후보는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선과 동시에 낡은 정치를 청산하기 위해 본격적인 정치개혁과 신당창당 등 민주당 개혁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히고 "국민참여.통합형 국정운영과 인사대혁신을 단행하되 김대중 정권의 부패.실정에 책임있는 세력과 인사들은 국정에서 배제하고 대선에서 공을 세웠다고 해서 국정의 책임있는 자리를 나눠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찬(李海瓚) 선대위 기획본부장은 "정보기관 현직 간부가 양심선언을 통해도청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이상수(李相洙) 총무본부장은 "한나라당이 김대업씨를 회유해 `천용택 의원의 사주를 받아 이 후보 아들들 병무비리를 폭로했다'고 주장하게 하려는 공작을 꾸미고 있다는 첩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창원과 울산을 다시 찾아 대우차공장 등 15곳에서 유세를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 것을 약속한다"며지지를 호소했다. 하나로 국민연합 이한동(李漢東) 후보는 광주와 전주에서 각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지를 호소했으며 무소속 장세동(張世東) 후보는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유세를갖고 득표전을 벌였다. cbr@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김민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