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1∼9월 상장.등록업체의 기업경영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기업간 수익성의 양극화가 심화되고있다는 것이다. 제조업 평균 경상이익률과 이자보상비율은 상승했지만 경상적자 업체의 비중은오히려 더 높아지는 등 수익성 격차가 확대됐다. 또 전체적으로는 경상이익률 상승, 부채비율 하락 등 경영성과가 양호했지만 수익성이 금리.환율 하락 등 외부요인에 많이 의존해 수익성 개선의 '질'은 미흡했다. 향후 경제여건 불투명으로 설비투자가 부진하고 단기차입금 비중이 상승했다는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우량-비우량사 수익성 격차 확대 제조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되며 `옥석가리기'가 이뤄지고 코스닥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기업간 수익성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 제조업 평균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작년 3분기 2.2%에서 7.6%로 상승했는데도 불구하고 경상적자를 낸 업체의 비중은 27.1%에서 29.7%로 2.6%포인트 오히려 높아졌다. 경상이익률이 10% 이상인 업체의 비중은 23.8%→25.3%로 1.5%포인트 커진 반면-10% 미만인 업체의 비중도 13.5%→16.5%로 3%포인트 상승해 양극화현상이 심화됐다. 수익률 상위 25%(1사분위)에 해당하는 업체의 경상이익률은 9.5%→10.1%로 높아졌지만 75%(3사분위)에 해당하는 업체는 -1.0%→-2.6%로 더욱 낮아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졌다. 금융비용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인 이자보상비율도 147.2%→253.6%로 배 가까이상승했지만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으로 영업을 해서 얻은 수익으로 이자도 낼 수없는 업체 비중은 32.3%→34.3%로 오히려 상승했다. ◆ 수익성은 크게 개선 경상이익률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영업이익률이 작년 3분기 6.7%에서8.1%로 1.4%포인트 상승한데다 금리.환율 하락으로 금융비용부담이 줄고 외환이익이발생하면서 영업외수지가 -4.5%→-0.5%로 개선된데 힘입어 크게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섬유와 펄프.종이가 각각 금융비용 감소와 원가하락 등으로 경상이익률이 흑자전환됐고 컴퓨터 사무기기업종은 수출증가에 힘입어 흑자로 돌아섰다. 건설업종도 건설경기 호조 및 금융비용 감소, 투자.유형자산 처분 이익 등으로경상이익률이 -1.5%에서 4.2%로 반전됐고 도소매업종도 1.0%→1.9%로 이익률이 높아졌다. 정보산업은 경상이익률이 2.9%에서 11.5%로 크게 향상되며 제조업 평균을 웃돌았고 통신업은 영업이익률이 20%에 달할 정도로 호조였다. 다만 제조업 전체의 경상이익률은 7.6%로 상반기(8.8%)보다 소폭 둔화된 점과수익성 개선이 금리.환율.유가 등 주로 외부요인에 의존했다는 점은 미흡한 점으로꼽혔다. 또 음식료 업종은 영업외수익 감소로 매출 및 영업이익 호조에도 불구하고 경상이익률이 8.6%에서 7.4%로 하락했다. ◆부채비율 사상최저..단기차입금 증가 제조업체 부채비율은 130.1%로 사상최저치를 기록해 상반기(132.9%)보다 더 낮아졌으며 작년 말(185.7%)에 비해서는 55.6%포인트나 떨어지는 등 재무구조가 크게개선됐다. 이는 대우차 출자전환 및 채무면제 등으로 인한 부채비율 하락 효과가 26.5%포인트에 달한데다 대기업들이 차입금 상환에 적극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비율 200% 이하인 업체 비중은 작년 말 80.6%에서 81.6%로 1%포인트 높아졌으며 500% 초과 및 자본잠식업체 비중은 7.7%→6.4%로 1.3%포인트 하락하는 등 차입구조도 개선됐다. 업종별로는 조선.기타운송장비업종(227.1%)을 제외하고 전 제조업종의 부채비율이 200% 아래로 떨어졌으며, 건설업도 219.9%로 48.4%포인트나 하락했고 도소매업종은 179.2%로 17.5%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기업들이 이익을 투자로 돌리는 대신 고금리 장기차입금 상환에 뛰어들면서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아진 점은 우려할 요인으로 지적됐다. 단기차입금은 작년 말 56조9천억원에서 55조원으로 조금 줄었지만 장기차입금이102조4천억원에서 77조3천억원으로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단기차입금 비중이 35.7%에서 41.6%로 5.9%포인트 급등했다. ◆설비투자 부진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증가율은 제조업체의 경우 4.1%로 작년 동기(1.0%)보다 다소 높아졌으며, 건설업과 도소매업도 4.4%와 -0.2%로 작년 같은기간의 1.6%와-11.1%에 비해 개선됐다. 그러나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설비투자하는 대신 쌓아두기만 해서 현금.예금.매출채권 등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당좌자산 잔액이 작년 말 86조7천억원에서 99조8천억원으로 15%나 증가했다. 또 제조업 총자산은 작년 말보다 3.6% 증가했지만 설비투자 부진으로 인해 유형자산은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