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15일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 종반 2대 쟁점인 북한 핵문제와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막판 승기잡기에 진력했다. 특히 이번 대선의 의미에 대해 이 후보는 "안정이냐 불안이냐의 선택"이라고,노 후보는 "전쟁이냐 평화냐의 선택"이라고 각각 주장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두 후보는 또 16일의 사회.문화분야 TV 합동토론과 여전히 20%대에 이르는 부동층 공략이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이날 TV토론 준비에 열중했으며,양당 지도부는 수도권과 충청지역 공략에 주력했다. 한나라당은 `핵풍(核風)'과 수도이전을 대선 막판 핵심쟁점으로 부각시키면서보수층 결집과 수도권 지지도 반등에 성공, 본격적인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고보고 막판 대역전극을 펼친다는 복안이다. 또 `노-정 공조'의 변수도 이미 대선판도에 충분히 반영돼 별다른 추가 영향을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이 후보와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막판 서울과 인천,경기 유세에 집중하는 수도권 대세몰이에 당력을 집중키로 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지지차가 다소 좁혀졌을 뿐 노 후보의 우세가유지되고 있으며, 전날 부산에서 노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간 공동유세가 부산 등 영남권에서도 지지도 확산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선거 막판 수도권과 영남.충청권에서 노.정 공동유세를 통해 지지도를 추가상승시켜 승세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이날 회견에서 이 후보는 "실패한 햇볕정책을 계승한 노 후보와, 지난 5년간 한미관계를 최악의 불신관계로 만든 민주당은 핵문제 해결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급진적이고 신뢰할 수 없을 만큼 말을 자주 바꾸는 민주당과 노 후보는 불안하며, 제가 불안과 혼란을 물리치고 안정된 희망을 찾아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과 단 한마디 상의없이 즉흥적으로 발표한 수도이전은 5년전 내각제 공약과 똑 같은 것"이라며 "수도권 상권이 붕괴되고 부동산 가격이 폭락, 빚을내 내집을 마련한 서민들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고 주말부부의 이중살림으로 교통대란이 우려되는 만큼 제가 수도권 2천만 시민과 함께 사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한반도는 지난 94년과 같은 위기를 맞고 있다"며 "대결을부르짖는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에서 전쟁불안이 조성돼 외국투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가 주가는 폭락하고 증시와 금융은 혼란에 빠져 경제파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은 동북아 금융.비즈니스 중심도시, 경기도는 미래형 첨단산업.국제교역.기술개발의 중심지, 인천은 동북아 물류.비즈니스 중심도시로 육성하고 충청권은 행정수도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행정수도 건설은 10여년에 걸쳐 추진하는 사업이므로 경제.사회에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민련 이인제(李仁濟) 총재권한대행과 통합 21 정몽준 대표는 이날 각각충청도와 강원도에서 기자간담회나 유세를 갖고 이, 노 후보의 대리전을 펼쳤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