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PDP 업체들의 생존싸움이 시작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5930], LG전자[66570], 삼성SDI[06400], 소니,마쓰시타 등 양국의 PDP 모듈(Module) 및 TV 제조업체들은 최근 가격하락이 지속되면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원가절감, 설비 증설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경쟁속에 업체간 우열이 명확해져 빠르면 내년 하반기쯤 시장재편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인하속 시장 확대 `뚜렷'= 삼성전자와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내주요업체들은 지난 10월 PDP TV 가격을 8-22% 인하했다. 이로인해 40인치 기준 PDPTV의 가격이 600만원대에서 400만원대로 하락, 올초 150달러에 이르렀던 PDP TV의인치당 가격이 100달러까지 떨어졌다. HD급 프로젝션 TV(290만원 가량)와의 가격차가 줄어들면서 판매량은 3.4분기에 비해 300-400% 늘어났다. 히타치와 마쓰시타 등 일본 업체들도 이에 자극받아 42인치 XGA급 PDP TV 판매가격을 70만엔까지 낮췄다. 세계적인 일본의 시장조사기관인 TSR(Techno System Reserach)는 이같은 가격하락의 여파로 올해 PDP TV 판매량이 77만대로 지난해 32만대보다 140% 성장하고 내년에는 115만대, 2004년에는 210만대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가경쟁 = 삼성SDI는 여래개의 회로를 하나로 집적회로(ASIC)화 함으로써 PDP모듈의 전자기판에 들어가는 부품 수를 최소했고 PDP 화면을 하나의 회로로 구동하는 싱글 드라이버 방식을 개발, 드라이버 IC 비용을 절반으로 낮췄다. 또 공정개선과 효율향상을 통해 PDP 모듈 생산 시간을 현재보다 30~50% 단축시키고 공정수도 현재보다 1/2~1/3 정도 줄일 수 있는 신공정을 개발중이다. LG전자도 기술향상에 힘입어 회로 가격을 낮추고 공정단축을 통한 원가경쟁력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일본은 후지쯔 히타치 플라즈마(FHP), 마쓰시타, NEC, 파이어니어4개사가 최근 PDP 모듈 제조 비용을 1/3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을 공동개발키로 합의했고 일본 정부도 이에 10억엔 이상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확대= 원가경쟁과 함께 시장지배력 확대를 위한 한일 업체간 투자경쟁도치열하다. 삼성SDI는 300억원을 들여 현재 월 2만7천~3만개인 생산능력을 내년 7월까지 대폭 확대키로 했으며 LG전자도 구미공장에 1천350억원을 투입, PDP 2기 라인을 증설함으로써 모듈 생산능력을 연간 3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월 최대생산능력 4만대로 세계최대의 PDP 모듈 생산업체인 일본의 FHP는내년 5월 양산을 목표로 월 3만개 수준의 3라인 증설을 시작했다. NEC는 350억엔,파이오니어는 160억엔, 마쓰시타는 600억엔을 제2라인 증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전망= PDP TV가격은 이같은 원가절감과 투자확대에 따른 생산량 증가 등에 힘입어 2005년께 인치당 50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업체들은 일본보다 4~5년 늦게 PDP 모듈 양산을 시작했지만 빠른 원가절감노력으로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최근 수출 호조에 힘입어 자기자본을충분히 확보, 당분간 시장지배력을 키워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빠르면 내년 하반기쯤 한일간 경쟁에서 뒤쳐지는 업체가 나와투자여력에 따른 재편 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