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선언과 이란의 비밀 핵시설 건설 증거확보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이라크 압박 계획이 점점 더 복잡한 양상으로 꼬여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와 이란의 새로운 사태는 전세계의 관심을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집중시키려 애써온 부시 대통령에게는 최악의 시기에 한꺼번에 닥친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수개월째 북한을 둘러싼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부시가 적(敵)을 잘못 골랐다는 비판론이 점차 고개를 들어왔는데 이같은 논란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는것이 이 신문의 주장이다. 반면 세계 여론의 동정을 얻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전을 펴온 이라크로서는 더없는 적기에 사건이 터져준 셈이다. 미국은 북한의 김정일이나 이란의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 그를 압박하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보다도 사담 후세인을 더 위험시 해왔지만 후세인은 최근유엔 무기사찰단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상세한 무기실태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국제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 적극 노력중이다. 반면 미국은 무기실태 보고서에서 빠뜨린 정보를 찾아내느라 혈안이 돼 있지만 아직까지 전쟁을 위한 광범위한 동맹세력을 결성하기에 충분한 증거는 찾아내지 못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북한의 이처럼 전투적인 행동이 역설적으로 미국으로부터 관계개선과 경제지원을 얻어내고 다음 공격 대상이 북한이 아니라는 보장을 얻어내려는시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의 국방 관계자 커트 캠벨은 북한의 행동을 놓고 "그렇게 어리석은 나라가 있을 수 있느냐고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북한의 의도는 미국과 직접 협상을 주장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그렇다면 북한이 부시를 잘못 본 것이라고 말한다. 부시는 김정일을 개인적으로 경멸하며 절대로 악행에 보상을 하지 않겠다고선언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라크전을 앞두고 부시 정부가 자제심을 발휘하고 있긴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욱 대담한 행동에 나서는 것을 막으려면 주변국의 압력과 말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이 다음 순서로 국제 핵사찰단원들을 추방하고 비축중인 8천개의 연료봉을 무기급 플루토늄으로 재처리해 핵무기 비축능력을 현재의 2개분에서 8개분으로 늘리는 것이 당장 눈앞에 닥친 위험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