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2일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총공세로 나섰다. `행정수도 이전' 공약으로 인해 수도권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고 보고 막판 판세뒤집기의 호재라고 판단, 이 후보가 직접 나서 쟁점화를 선도하고 당의 화력을 집중해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회견에서 "서울이전은 나라와 국민의 운명이 달린 큰 문제인 만큼 국민의 현명한 판단을 위해 무엇이 과연 옳은 일인지, 시시비비를 가려야겠다"고 말해 선거 막판 주요쟁점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후보는 행정수도 공약을 `표를 얻기 위한 정략' `즉흥적이고 무책임한 생각'`전형적인 인기영합'이라고 규정하고 "서울이전은 불안한 후보의 위험한 정책" "서울이전의 위험은 바로 국가적 위험"이라고 맹공했다. 특히 "전남도청을 이전하면서 광주의 아파트값이 30% 하락했다"면서 "수도권의 땅값.집값이 폭락하고 담보부족으로 개인파산, 금융기관 부실화, 주식시장 붕괴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수도권 붕괴와 우리 경제의 불안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 후보의 서울이전은 단 한번도 국민의 뜻을 물어보지 않은 오만과 독선이며 반민주적 행태"라면서 "충동적, 즉흥적, 정략적 사고로 한 국가를 경영할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의 1대1 토론제의에 대해선 "언제 어디서든 할 것"이라면서 "시간제약 없이 충분히 토론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역주문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도 선거전략회의에서 "대역사에 따른 후유증을 감안하지 않은 무책임하고 표만 의식한 발상임이 확연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원천적으로 실현 불가능하지만 설령 성사된다해도 국가적 재앙일 뿐"이라면서 "서울을 황폐화할 뿐만아니라 부산.대구.광주 등 지역 거점도시까지 역침체 수렁에 빠뜨리게 할 무서운 공약"이라고 주장했다. 남 대변인은 또 "항간에는 민주당이 당조직을 동원해 `한나라당과 행정수도 이전에 합의했다'는 마터도어를 유포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흑색선전으로 또다시 국민을 속이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양현덕(梁賢德) 부대변인은 "노 후보는 이전비용과 관련, 처음엔 2조-3조원이라고 했다가 TV토론에선 4조5천억원이 든다고하는 등 오락가락했다"면서 "통일후에도대전이 수도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며 `즉흥 공약'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전날 노 후보가 인천 유세에서 `돈안되고 싸우고 시끄러운 것은 충청권으로 분산시킨다'고 언급한 데 대해 조만간 김용환(金龍煥) 강창희(姜昌熙)의원을 주축으로 충청권에서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조윤선(趙允旋) 선대위 대변인은 "충청도에 가선 `수도 이전'이라는 사탕발림거짓공약을 내걸고 수도권에 와선 `안좋은 것만 충청권에 보내는 것'이라고 어르고 달래는 것이 바로 노무현식 선동정치냐"고 비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