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이라크가제출한 대량살상무기 실태 보고서가 유엔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material breach)이 되는지를 판단하는데 며칠 또는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동부 연안국 순방길에 오른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중간 기착지인 그리스 크레타에서 기자들에게 "1만2천쪽 짜리 보고서가 방금 도착했는데 어느 누가 금방 알 수 있겠느냐. 그런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를 5분 안에 살펴볼방도는 없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보고서를 미리 판단하지 말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몇 주가걸릴 지 모르지만 그 때가 되면 일정한 판단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럼즈펠드 장관은 알-카에다 조직의 은거지로 추정되고 있는 동아프리카 지역을찾아 대(對) 테러전쟁 수행을 위한 미군 활동 영역의 확대를 모색하기 위해 이번 순방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럼즈펠드 장관은 나흘간 일정으로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지부티를 차례로 방문, 현재 지부티 북부 르 모니에르 캠프에만 진주해 있는 미군 병력을 인근 지역으로 확대 주둔시키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은 알-카에다 조직원들이 은신처를 찾는 한편 소재가 발각되면 이웃 나라로 피신하기에 매우 용이한 지역으로 간주되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 지역 방문에 이어 귀국길에 카타르에 들러 미 중부사령부가9일부터 돌입한 가상전쟁 훈련 `인터널 룩'의 진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미군 6만여명은 토미 프랭크스 중부사령관의 지휘 아래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라크 인접 4개국에서 전시 통신.지휘 통제훈련을 하고 있다. (크레타 AFP 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