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달 중순께 비공식적으로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 소식통들이 7일 밝혔다. 그러나 북한문제에 정통한 중국 정부 소식통들은 현재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문제는 전혀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방문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날 김정일 위원장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일인 19일을 며칠 앞두고 중국 베이징(北京)을 비공식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목적과 관련, 중국 신임 지도부와의 상견례와 북한 핵문제 및 서울 답방 문제, 식량원조 및 경제지원 문제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관은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는 인민을 굶어죽게 하는 지도자는 자격이 없다고 공언하는 등 김정일에 대해 인식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 입장에서는 후진타오 등 새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제4세대 지도부와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은 핵개발 시인으로 국제적 고립을 맞고 있다"면서 "김위원장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중국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핵문제로 인한 외교적 고립과 경제문제 등을 일괄 타결하기 위해 내년 초 서울답방을 추진하는 문제도 중국측과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서울답방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물론 차기 대통령 당선자와도 만나 각종 현안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지난 2000년 5월 비공식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지 한달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밖에 북한은 양빈(楊斌)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 임명 배경을 설명하고선처를 요청하는 한편 중국 지도부에 경제적인 지원도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북한 핵개발 문제로 미국으로부터 압력행사 요청을 받고 있는중국 입장에서도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후진타오 당총서기는 지난 2일 김정일 위원장의 축전에 대한 답전의 형식으로 북한에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그러나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중국의 관변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 방중을 위해서는 장관급이 오가며 사전 논의를 해야 하지만 그런 움직임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1999년 북중 관계 정상화 이후 2000년 5월과 2001년1월 등 지금까지 모두 두차례 중국을 비공식적으로 방문한 바 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