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한달째를 맞는 공정공시제도를 기업들이 자신들의 상황에 맞춰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기업실적, 공급계약 등의 기본적 경영정보에서부터 민감한 이슈에 대한 입장표명, 고객.거래처 대상 감사편지에 이르기까지 모두 공정공시를 통해 시장에 공표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지난달 29일 '데이콤의 파워콤 지분인수에 대한 하나로통신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식 보도자료를 공정공시했다. 하나로통신은 이 공정공시를 통해 "발표된 데이콤의 파워콤인수는 국내 100년통신역사상 또 하나의 불행한 사건으로 침통함을 금할 길 없다"면서 인수무산에 대한 충격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또 "반드시 한전은 데이콤과의 모든 협상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특혜의혹을 강하게 제기했을 뿐만 아니라 "통신사업의 부진 속에서 LG그룹이이번 인수에 8천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게 되면 향후 경쟁력이 더욱 약화될 것"이라고하고싶은 말을 다했다. 이건창호는 지난달 25일 대표이사가 대리점 및 거래처업주들에게 보내는 편지내용을 공정공시했다. "업계 1위 자리에 설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고객님들께 깊은 감사의말씀을 올립니다"로 시작되는 이 편지는 이건산업의 마루생산부분 인수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한 줄 정도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 업주들을 격려하고 지속적인 도움을 당부하는 내용이었다. 코스닥시장의 공정공시 관계자는 "기업들이 공정공시 해당 여부를 물어오면 기준을 제시하기보다 회사경영에 중요한 사안인지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용의 경중을 떠나 공정공시가 투자자들에게 보다 풍부한 정보를제공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기업들이 '하고 싶은 말'만 공정공시를통해 쏟아내면서 호재가 악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시장에 유포되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