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독자개발한 액체추진 로켓인 KSR Ⅲ의 성공적 발사는 여러가지로 그 의미가 크다. 흔히들 국가 전략적인 연구개발을 군사적 용도와 경제적 측면의 경쟁력 강화라는 두가지로 나누기도 하지만 이번 로켓의 발사 성공은 양쪽 모두에 해당하는 민ㆍ군 겸용 기술의 개가로 평가할 만하다. KSR Ⅲ는 우리가 개발한 첫 작품이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여러 기(基)의 인공위성을 발사했지만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며 외국 로켓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음을 상기한다면 이는 큰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갖게 됐을 것이고 따라서 앞으로 우리의 위성을 우리의 로켓발사체에 실어 쏘아올리는 시대도 그리 멀지 않았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위성 로켓발사체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게 된다면 경제 및 군사적 측면에서 그 기대효과가 결코 적지 않다. 경제적으로 보면 위성방송이나 인터넷 접속 등 위성관련 시장이 우선 그렇고, 로켓기술을 통한 수출이나 고용창출 또한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렇게 우주산업의 인프라가 완비되면 우주개발 선진국 대열 진입도 그만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군사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체적인 로켓기술을 토대로 위성발사에 성공한 국가들이 미국 등 7개국에 불과하다는 데서도 나타나듯 강대국들이 이 기술의 확산을 억제해 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게다가 3년 전 북한이 광명성1호 위성발사체를 쏘아 올린 것까지 감안하면 이번 로켓발사 성공의 군사적 의미는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전통적 우방국들조차 견제하는 가운데 우리가 독자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도 위성 로켓기술이 갖는 이런 경제적ㆍ군사적 의미와 깊은 관련이 있음은 쉽게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앞으로 2005년 소형위성 발사체 개발, 2010년 저궤도 우주발사체 개발, 2015년 총 20기의 인공위성 발사완료로 이어지는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의 차질없는 수행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