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권시장에 '파생상품'형식을 빌린 '파생거래'가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분양권 파생거래란 아파트 당첨자가 계약 후 분양권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거액의 계약금을 부담할 투자자를 물색해 계약금을 조달한 뒤 예상대로 프리미엄(웃돈)이 상승할 경우 추가적으로 오른 프리미엄을 나눠 갖기로 계약을 맺는 거래다. 지난 27일 1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 양천구 '목동하이페리온 Ⅱ'에 당첨된 A씨(44·서울 양천구 목동)는 당첨발표 직후 프리미엄을 받고 분양권을 팔려던 당초 계획을 바꿨다. 계약 후 3개월 후면 명의변경이 가능해지고 이때쯤이면 프리미엄이 더 오를 것이라는 부동산중개소의 조언에 따르기로 했다. 대신 1억원이 넘는 계약금은 함께 청약했다 떨어진 동서의 도움을 빌리기로 했다. A씨의 동서는 계약금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3개월 뒤 프리미엄의 추가 상승분을 50 대 50으로 나눠 갖기로 계약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기 아파트 및 주상복합 분양권시장에서 이러한 파생거래가 종종 이뤄지고 있다"며 "분양권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파생거래를 가능케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내년 완공을 앞둔 인근 '목동하이페리온Ⅰ' 56평형은 프리미엄이 1억원 가까이 형성돼 분양권값이 6억6천여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목동하이페리온Ⅱ'의 분양권값도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에서 파생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목동 지역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당첨자들은 완공을 앞둔 목동하이페리온Ⅰ의 시세를 감안해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현재 '목동하이페리온Ⅱ'의 분양권 시세는 로열층 기준으로 43평형이 3천5백만원,49평형이 4천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나 매수자들의 문의는 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